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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May 24. 2024

건축 이야기 XXVIII 치바우 문화센터

; 뉴칼레도니아 사태로 돌아보는 식민지의 생태건축(?)

Nouvelle-Calédonie - New Caledonia 뉴칼레도니아


마크롱 대통령은 현지 시간 23일(2024년 5월) 뉴칼레도니아 수도 누메아를 찾았습니다.

프랑스는 1853년 뉴칼레도니아를 식민지로 병합했지만 1988년 마티뇽 협정과 1998년 누메아 협정을 통해 상당 부분 자치권을 이양했습니다.

누메아 협정에 따라 프랑스는 헌법에서 뉴칼레도니아 지방 의회 선출 선거인단을 1999년에 정한 유권자 명부로 한정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뉴칼레도니아 내 성인 20%가 투표에서 배제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헌법을 개정해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도 투표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전체 인구 28만 명 중 약 40%를 차지하는 원주민 카나크족은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원하기 때문에 유권자 확대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원주민 카나크족은 친프랑스 정치인에게만 유리한 정책이라고 반발하며 지난 13일 밤부터 거세게 시위를 벌였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15일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틱톡을 차단하였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누벨칼레도니는 프랑스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근거지’라며 ‘광대한 영해와 니켈이 풍부한 누벨칼레도니가 독립할 경우 중국의 영향권 아래로 들어갈 것을 우려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뉴칼레도니아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인 니켈이 풍부한 지역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4분의 1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촬영지(하트섬)로 친숙합니다.

남태평양의 '프렌치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뉴칼레도니아는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 남태평양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프랑스령의 섬나라로 에메랄드 빛 녹색 환초에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산호섬으로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학의 보고로 식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는 남태평양의 작은 니스라고 불리며, 바케트처럼 생긴 본섬 La Grande Terre 라 그랑 드 떼르의 남부에 위치한 프랑스풍 도시로 45.7km²의 아담한 곳이지만 프랑스가 만든 계획도시라 구획 정리가 잘 되어 있고 환경 친화적입니다.

이곳에 '선경제자립 후독립’ 부르짓으며 부족 통합과 독립운동에 앞장 선 카낙 민족지도자, 장 마리 치바우가 1989년 극단파에게 암살당한 후 그의 추모를 위해 1993년 프랑스 정부가 현상 공모를 통해 프랑스 퐁피두 센터, 일본 간사이 국제 공항 등을 설계한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 렌조 피아노에게 문화센터 디자인을 하게 됩니다.


Jean-Marie Tjibaou Cultural Center 치바우 문화센터


다른 두 명의 최종 후보인 르 꼬르뷰지에의 모더니즘을 그대로 전수 받은 Henri Ciriani 앙리 시리아니와 스위스 출신 건축가 Aurelio Galfetti 아우렐리오 갈페티는 렌조 피아노에 비해 문화적으로 덜 연관된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접근했습니다.

사실, 프랑스 정부는 카낙족이 독립을 연기하는 대신 오랜 식민지배로 인한 내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독립 협상 과정에서 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1998년 누메아 도심에서 10km정도 떨어져 티나 반도 연안에 그 모습을 들어 냈습니다.

자연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카낙족에게서 영감을 얻은 이 프로젝트는 두 가지 주요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는데 하나는 카낙족의 건축 재능을 표현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전통적인 목재와 석재와 함께 유리, 알루미늄, 강철 및 현대 조명 기술과 같은 현대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보편성에 대한 잘못된 개념으로 인해 역사와 진보에 대한 정신적 범주를 그것이 발전한 맥락에서 벗어나 적용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었기 때문에 건축의 진정한 보편성은 뿌리와의 연결, 과거에 대한 감사, 천재적 유전자에 대한 존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렌조 피아노는 디자인 접근 방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류학자 Alban Bensa 알반 벤사와 함께 일하면서 피아노는 문화와 현장, 그리고 그에 따른 관계를 연구하며 피상적인 형식의 복제보다 더 깊은 수준으로 기존 문화를 이해하려고 시도합니다. 

물론 피아노의 프로젝트는 이 지역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그는 자신의 이전 경험인 IBM 트래블링 파빌리온의 세부 사항을 개발하는 데 사용한 것과 동일한 논리를 여기에서도 사용했고 나뭇잎의 구조는 알루미늄 커넥터와 목재 스트럿 조인트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모티브로 삼은 소나무와 원주민의 전통가옥 case 꺄즈를는 자연과 동화되어 있습니다.

재밌는것은 원래 부지의 일부가 아니었지만 건물의 드라마를 더하고 전형적인 마을을 둘러싼 나무와 관련이 있는 노퍽 소나무 숲을 솟게 만들엇다는것입니다.

유래한 주차장에서 센터로 향하는 주 통로는 카나크어로 풍경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path of history 역사의 길'이라고 불립니다.

호스트에게 직접 접근하는 것은 실례이기 때문에 길은 입구 쪽으로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며 이 길은 식생과 지형을 통해 창조, 농경, 서식, 죽음, 재탄생이라는 다섯 가지 삶의 순서를 통해 인류 진화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건물은 원주민 마을을 닮은 폐쇄적이고 의식적인 골목을 따라 배치되어 있습니다.

피아노는 다른 이중벽을 설계한 경험을 활용하되 문화와 부지가 형태를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설계 과정의 특정 시점에서 풍동 테스트를 통해 현지 오두막과의 유사성을 완화하여 건축물을 통한 바람 환기 효과를 높였습니다.

문화 센터의 케이스는 원래 자연 식물로 덮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건물을 덮기로 했는데 최종 버전에서 피아노는 건물을 영원히 지속시키는 방법과는 대척된다는 이유로 향후 유지보수를 위한 자금의 가용성에 대해 우려해 남미 Guyana가이아나에서 온 비현지 목재, 수명이 아주 긴 서아프리카산 나무 iroko이로코를 선택했습니다. 


카낙 전통의 예술성을 현대적인 감각에 맞추어 설계된 만큼 세계 5대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고 건축가 렌조 피아노를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 어워즈를 수상하게 한 이 프로젝트는 역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선, 이 건물은 역사적으로나 현대적으로나 카낙 문화의 매개체가 되어야 하는데 건축가는 이탈리아 사람, 고객은 프랑스인, 제조업체는 프랑스인, 목재는 가이아나산, 육체적 노동은 카낙인으로 지역의 생태가 아닌 글로벌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소에 대한 현지의 이해를 활용하면서도 글로벌 기술과 건축 관행, 그리고 현지가 아닌 자재를 사용했습니다. 

이 건물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었는데, 그중에는 원주민이 아닌 건축가를 선정한 것이 환경적 경로에 대한 많은 카낙족의 열망을 무시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장 마리 치보우 문화센터가 개관한 1998년, 독립을 향한 발걸음으로 뉴칼레도니아가 프랑스로부터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국민투표가 70%의 찬성으로 가결되었습니다.

현재의 뉴칼레도니아 소요사태와 프랑스의 입장이 어쩌면 이 문화센터와 닮아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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