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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Jul 07. 2024

아는만큼 즐기는 맥주 이야기 I 기네스 Guinness


예능 프로그램인 서진이네2를 언듯 보니 새로 합류한 고민시가 상상하지 못했던 첫날 촬영의 마무리가 되며 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었다는 대사와 냉장고를 여는 모습이 보입니다.

찌뿌둥하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샤워를 하고나면 생각나는 시원한 맥주 한잔은 그날의 피로를 잊게 하기에 충분 할지 모릅니다.

어제는 유독 수도권에 비를 아끼는 이번 장마의 시작점은 고온에 다습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가볍게 청소하고 샤워를 하고 에어컨을 켜고  냉장고에 자리잡고 있던 기 쎈 녀석들을 뒤로하고 부드러운 맥주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부드러운 흑맥주 기네스가 어쿠스틱과 함께 일을 마치고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지금의 가치를 만족스럽게 합니다.

얼떨결에 맥주 이야기의 시작을 기네스로 열게 되네요.

Ulysses 율리시스를 쓴 아일랜드 대표 작가 James Joyce 제임스 조이스는 Guinness 기네스를 와인에 비유했죠. 

고혹적인 흑색 바디와 매끈한 흰색 거품 그리고 아일랜드 국장인 하프를 뽐내는 기네스는 대표적인 아일랜드의 맥주입니다. 

신맛도 과일향도 없는 기네스를 아일랜드 와인으로 빗댄 표현에 고개를 끄덕이는 건 이 맥주에 아일랜드의 무언가가 숨어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widget 위젯


뛰어난 접근성과 휴대성으로 캔맥주를 찾는 이들이 많이 늘었지만, pub에서 갓 따라내 신선한 거품이 올라간 생맥주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것이 사실입니다.

거기에 잔을 기울이지 않고 급하게 따르면 거품이 너무 많아지기도 하죠.

아주 특이하게 기네스 캔에는 딸랑거림은 기네스의 시그니쳐 입니다.

기네스 생맥주 캔의 widget 위젯은 집에서 갓 따르는 생맥주를 마시는 듯한 경험을 재현하기 위해 고안된 흥미로운 기술입니다.

위젯은 기네스 드래프트 캔에 포함된 작고 속이 빈 구형의 플라스틱 장치로 1988년 기네스에 의해 도입되었으며 이후 브랜드 포장의 핵심적인 특징이 되었습니다.

캔에 들어 있는 플라스틱 위젯은 기네스 고유의 맛인 creamy head(부드러운 거품 층)를 생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쓰여 있지만,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역부족합니다.

작은 탁구공처럼 속이 빈 플라스틱 공 모양의 위젯에는 작은 구멍이 나 있어 위젯은 맥주와 압축질소와 함께 캔에 담겨 압축·포장되는데, 이때 위젯에 난 구멍으로 압축질소와 소량의 맥주가 흘러들어 가게 됩니다.

캔을 개봉하면, 캔 내 고압 공기가 캔 밖의 저압 공기와 만나면서, 캔 내 기압이 캔 외 기압과 같은 정도로 급속히 떨어지지만 위젯 내 기압은 캔 내 기압보다 훨씬 늦게 떨어져, 위젯 안에 들어 있던 질소와 맥주는 나중에 구멍을 통해 뿜어져 나오게 되고 뿜어져 나온 질소 가스는 작은 거품을 형성해, 추가로 맥주 표면에 두껍고 부드러운 거품 층을 만들게 됩니다.

이로서 이해하기 부족한 2%를 채우게 되는것이죠.


기네스는 1969년에 위젯을 특허 냈지만, 20년 후인 1989년에야 위젯 1세대를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납작한 구 모양으로 캔의 바닥에 부착됐던 1세대 위젯은 맥주가 차가운 상태에서는 제 역할을 했지만, 온도가 높은 상태에선 맥주를 사방으로 터지게 했습니다. 

이를 보완해 기네스는 1997년 오늘날에 쓰이는, 떠다니는 볼모양의 위젯을 개발하게 된것입니다.


아이리시 흑맥주의 시작


18세기에는 영국인과 스코틀랜드인이 북아일랜드로 이주했는데 영국은 이들에게 막대한 토지를 분배해 대부분의 아일랜드인을 소작농으로 만들었고 이들이 경작한 보리, 호밀, 귀리 같은 곡물은 영국으로 수출되어 아일랜드는 영국의 식량기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소작농이었던 아일랜드인에게 텃밭에서 재배한 감자는 유일한 식량이었는데 설상가상 1845년 미국에서 시작된 감자 역병이 아일랜드에 돌자 많은 사람이 아사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를 방치한 영국때문에 100만 명의 아일랜드인들이 굶어 죽었고 100만 명은 나라를 떠나 전 세계로 흩어지며 인구의 25%가 감소한 비극이었습니다. 

1851년 감자 역병은 사라졌지만 아일랜드인에게 깊은 상처로 남았고 영국에 대한 분노와 저주로 독립에 대한 열망은 더욱 불타오르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일랜드 맥주 산업은 영국의 영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북아일랜드와 the pale이라 불렸던 더블린을 제외하고 18세기까지 아일랜드에는 이렇다 할 양조장도 없고 생산된 맥주를 소비할 시장도 부족했습니다. 

영국과 가까운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은행, 부동산, 상업 등이 런던과 경제적으로 연결되었고 먹을 곡물도 부족했던 아일랜드 서쪽, 남쪽과 달리 더블린은 영국의 경제 공동체로 아일랜드 산업의 중심이었습니다.

시장이 존재했고 맥주 수요도 풍부했던 이곳에서 아일랜드 맥주 산업의 싹이 움트고 있었습니다.  

전세계 1일 1천만잔 판매, 연간 8억5천만L,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맥주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


1752년 양조장 창업자, 아서 기네스 Arthur Guinness의 아버지 Richard Guinness 리처드 기네스는 White hart 라는 여관겸 술집을 운영하는 Celbridge 셀브리지의 Elizabeth Clare 엘리자베스 클레어와 재혼, 아버지를 도와 맥주 제조 판매를 시작 합니다.

1755년 Celbridge 셀브리지에서 Dublin더블린으로 가는 Leixlip 레익슬립 양조장 개장하고 1759년 Dublin 더블린의 Liffey River 리피강이 흐르는 St. James Gate 성 제임스 게이트가 있는 곳에 사용 중단된 양조장 계약 계약금 100파운드 연 45파운드, 9,000년 임대계약. 현재의 St. James brewery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고향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다 성공을 위해 가장 큰 시장인 더블린으로 이주한 것입니다.

1838년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맥주 양조장이 1886년 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 양조장(현재는 단일맥주로 미국 콜로라도 Coors Brewery 가 최대)이 됩니다.

이후 20세기말부터 꾸준한 부지매입으로 양조장 주변 대부분 매입하고 2000년부터 Guinness Storehouse에서 기네스 투어, 7층  Gravity Bar에서 최상의 기네스를 맛 볼 수 있게 됩니다.

차별, 거대화된 기네스


1700년대 후반, 영국산업화시대부터 Porter(짐꾼)들 사이에서 흑맥주가 Porter라는 별명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맥주의 한 라인으로 자리를 잡게되고 원래 에일맥주가 주력이었던 기네스는 1778년 포터를 판매하기 시작하다, 1799년 에일 생산을 중단하고 흑맥주만을 생산합니다.

1821년 현재의 Guinness Original의 레시피가 정해집니다.

이름은 원래 흑맥주인 Stout에서 조금더 진한 흑맥주를 의미하는 Stout Porter를 혼용해 사용하며 초기 기네스의 이름이 Guinness Superior Porter로 불리다, 1840년 Guinness Extra Stout를 사용했습니다.

1997년 그랜드 메트로 폴리탄과 합병하며 조니워커, 윈져, 탈리스커, J&B, 싱글톤, 라가불린, 시그램, 스미노프, 베일리스, 고든스(진), 탱커레이, 기네스, 홉하우스13을 생산하는 거대주류기업 Diageo 디아지오가 탄생된것입니다.


흑맥주는 맥아를 로스팅해 일반 맥아와 섞어서 제조합니다.

기네스는 몰트(보리에 싹을 틔운것으로 우리식으로 엿기름)뿐 아니라 볶은 보리를 사용합니다.

David Hughes 데이비드 휴즈는 1972년부터 1988년까지 파크 로열과 나이지리아에서 기네스 양조 전문가로 활동했는데 그가 쓴 훌륭한 책 'A Bottle of Guinness Please 기네스 한 병 부탁해’의  74page에 보면 1972년 런던의 기네스 파크 로열 양조장에서 70~71%의 맥아 보리(pale malt 페일 몰트), 9~10%의 볶은 맥아(즉, 흑맥아), 20%의 플레이크 보리를 섞어 엑스트라 스타우트를 양조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휴즈는 75page에서 1983년 파크 로얄 그리스트(페일 몰트 60%, 플레이크 보리 30%, 로스트 보리 10%)를 보여줍니다. 

적어도 런던 양조장에서는 1970년대 말이나 1980년대 초에 볶은 보리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기네스는 보리를 볶아서 제조하기 때문에 짙은 검은색을 띠며, 작은 입자의 부드러운 거품이 특징입니다. 

기본적으로 맥주 거품은 톡 쏘는 탄산을 위해 담아낸 이산화탄소 방울이죠. 

물이 녹일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담아내기 위해 캔맥주는 높은 압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캔을 따는 순간 압력이 사라지면서 녹지 않은 이산화탄소가 기체 방울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맥주의 원료인 보리 등 곡물에서 나온 단백질 덩어리가 엉겨 붙어 맥주 거품이 생성됩니다.

기네스 맥주 거품이 유난히 두텁고 단단한 이유는 맥주에는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질소가 주입되기때문입니다. 

질소는 물에 녹는 용해도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낮아서 모이는 기체 방울의 크기가 작은 질소 방울이 떠오르며 더 많은 단백질과 단단히 엉기게 돼, 다른 맥주에 비해 훨씬 오래가고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기네스는 약 7대3으로 질소와 이산화탄소를 섞어서 사용합니다.


기네스 드래프트의 크리미한 헤드는 질소화, 혁신적인 위젯, 정밀한 따르기 기술, 양조에 사용되는 독특한 재료의 조합의 결과물입니다. 

이 독특한 특징은 맥주의 미적 매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맛, 향, 식감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여 기네스를 독특하게 즐길 수 있는 맥주로 만들어 줍니다. 

다양한 혁신을 통해 이러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일관되고 탁월한 음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네스의 헌신을 강조합니다.

맛 있게 마시는 기네스


유튜브나 블로그등을 통해 기네스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 올라 있습니다.

맥주 거품은 맥주 표면이 직접 공기에 닿아 산화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해 마지막 한 방울까지 향과 탄산을 신선하게 유지해 줍니다.

기네스가 제안하는 ‘캔맥주를 생맥주처럼 마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미리 상온에 꺼내둔 맥주를 오픈 후 약 5초 정도 놔둡니다.

깨끗하고 잘 마른 잔을 45도 각도로 기울인 뒤 천천히 따르다가 잔의 80% 정도가 찼을 때 잔을 똑바로 세웁니다. 

나머지 맥주를 따른 뒤 크림과 맥주가 완전히 분리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공식적으로 119.5초가 소요되는데  맥주에 녹아 있던 기포가 분리되며 진한 검은색이 되는 순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페어링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튜와 로스트: 기네스의 풍부하고 강렬한 풍미는 비프 스튜나 로스트 미트와 같은 푸짐한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해산물: 특히 굴은 맥주의 크리미한 질감과 약간의 쓴맛이 짭조름한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줍니다.

치즈: 샤프 체다 치즈 또는 블루 치즈는 기네스와 잘 어울려 풍미의 균형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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