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 가슴 아픈 제주, 화북포구

그 아련함과 살아감 일곱, 별도포구

by Architect Y

별도포구(화북포구)

화북 포구 02.jpg

별도포구(화북포구)는 그 옛날 제주를 오가는 관문으로 크게 번성했던 포구다.

세월이 흐르면서 제주공항과 제주항에 ‘관문’ 자리를 내주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별도포구 곳곳에는 지난 시절의 유적들이 번화했던 날들을 부여잡고 있다.


지방관들의 공적을 기념해 세운 화북비석거리,

4.3사건 때 폐허가 되어 쓸쓸함이 감도는 곤을동 마을,

제주 전통 와가의 전형을 간직하고 있는 김석륜 가옥,

옛날 이곳을 오가던 배들의 안전운항을 기원하던 해신사,

외적의 침입을 감지하기 위해 세운 별도연대,

삼별초의 항쟁과 관련하여 쌓아진 환해장성,

그리고 탐라국의 전설을 간직한 삼사석…


이젠 잊혀져가는 그 한적한 포구.


화북비석거리는 제주도심가를 지나 고층건물들이 잦아들기 시작하는 화북동에 접어들면 가장 먼저 여행자를 반기는 유적이다.

총 열세기의 비석들 대부분은 제주에 부임했던 관리들의 공적비다.

제주에 부임한 관리 중 목민관이 극히 드물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리 진실성 있어 보이 지는 않으나 많은 비석의 숫자에서 그 옛날 별도포구의 융성 했던 모습 을 짐작할 수 있다.

화북 비석거리 01.jpg
화북 비석거리 02.jpg

화북 비석거리에서 별도봉쪽으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제주올레 18 코스의 표식과 더불어 곤을동마을로 가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곤을동마을 역시 4.3사건 때 폐허가 되었다.

*별도 포스팅 참조- 곤을동마을

700년을 넘게 이어온 마을에 남아 있는 건 ‘잃어버린 마을’ 이라는 표석 하나 뿐.

휑한 바람이 무성 한 풀밭 위를 맴돈다.


현대식 건물 아래 향나무 고목이 지난 세월 을 부여잡고 있는 김석륜 가옥은 제주에서 몇 채 남지 않는 오래된 와가다.

집을 둘러싼 돌담이 운치있는 이 와가는 제주의 거센바람 때문인지 멋스럽기보다는 다부 져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집 뒤로 돌아가면 그 옛날 똥돼지를 키웠던 통시도 남아 있다.

화북 김석륜가옥 01.jpg
화북 김석륜가옥 04.jpg
화북 김석륜가옥 05.jpg
화북 김석륜가옥 06.jpg
화북 김석륜가옥 13.jpg

김석륜가옥에서 마을 골목으로 접어들어 바닷가로 나가면 드디어 별 도포구와 만나게 되는데 별도포구를 한눈에 바라보는 자리에 해신사가 서 있다.

이곳은 제주를 오가는 배들의 안전운항을 위하여 관주도로 바다의 신께 제를 올리던 사당이다.

해신사 바로 앞에는 제법 규모가 큰 용천수가 솟아난다.

밀물때는 용천수가 바닷물에 가리지만 썰물때면 맑은 물이 샘솟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화북 해신사 01.jpg
화북 해신사 02.jpg
화북 해신사 03.jpg
화북 해신사 06.jpg

용천수 너머로 그 옛날 포구의 정취를 설쩍 보이는 포구, 그리고 그 포구 너머로 현대식 방파제가 자리한다.

별도포구 오른쪽 끝에 있는 해녀탈의장 옆길로 계속 가면 별도연대에 닿는다.

연대는 봉수대와 기능면에 서 비슷하다. 다만 주로 바닷가나 구릉지대에 설치되었다.

별도연대는 제주에 남아있는 수많은 연대들 중 아름다운 모양새로는 으뜸이라 할 만 하다.

화북 별도 연대 01.jpg
화북 별도 연대 07.jpg
화북 별도 연대 08.jpg

이 별도연대에서 바라보이는 환해장성.

환해장성은 삼별초의 항 쟁과 관련 있다.

삼별초군이 여몽연합군에 대항하여 진도에서 항쟁할 당시, 고려정부는 혹시 삼별초군이 제주로 들어가면 더 진압하기 힘들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 삼별초군이 제주에 진입하기에 앞서 제주도민들을 혹사시키며 장성을 쌓았으니, 그것이 환해장성의 시작이다.

진도에서 크게 패배한 삼별초군은 여몽연 합군의 대비에도 불구하고 제주에 성공적으로 입도하게 된다.

그 후 환해장성은 오히려 삼별초군이 여몽연합군에 대항하는데 일조를 하게 되었다.

화북 환해 장성 01.jpg
화북 환해 장성 04.jpg
화북 환해 장성 07.jpg

근처엔 삼사석이 있는데 삼성혈에서 솟아난 제주의 세 시조가 쏘았다 는 화살, 그 화 살을 맞은 자국이 선명한 삼사석.

화북 삼사석지 02.jpg
화북 삼사석지 03.jpg

그리고 삼사석에서 멀지 않은 삼양동에는 선사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집터만 230여 기가 넘게 발견된 남한에서 가장 큰 선사시대 마을유적 중의 하나.

시대는 원삼국시대로 추정되고 있다 .

이런저런 전설을 생각한다면 삼양동 선사유적이 초기 철기시대에서 탐라국으로 발전해가는 단계임을 짐작할 수 있다.

13168259765573085178d7c.jpg
1628613.jpg

제주에서 전설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 전설을 실재로 만날 수 있는 별도포구 여행은 제주의 숨겨진 보물코스중 하나다.

이제 다음 연재부터는 제주의 현대건축 관련 이야기를 전개 하려한다

이전 06화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 가슴 아픈 제주, 본향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