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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노트 수현 Oct 07. 2015

생각 없는 생각

김흥호의 <생각 없는 생각>을 읽고

다산 유영모의 제자 김흥호가 1970년 11월부터 1982년 10월까지 매달 발간한 <사색>에 실렸던 글과 당시 일기를 편집한 책이다. 유영모는 우리의 글로 우리의 철학을 표현하고 우리의 생각으로 우리의 종교를 말한 사람이다. 억지스러운 면이 많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도 많아서 신선한 책이다.


책속 문장과 나의 견해

- 사람에게 무한한 힘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 믿음이다. 인간은 자기가 아는 것 이상의 것이다. 

-> '무한한'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사람에게 엄청난 힘이 있다는 것은 동의한다. 아파 죽을 것 같을 때에도 무언가 해내는 나를 보면 이 힘이 어디서 나왔다 싶다. ^^ 


- 니체는 병을 통해서 자기가 되었다. 병이 없었으면 영원히 니체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병 때문에 생각하게 되고 병이 불붙을 때 니체도 불이 붙었다. 
-> 가끔 아파봐서 아는데 병 때문에 생각하게 되는 게 아니다. 병에 걸리면 생각하는 것도 힘겹고 귀찮다. 다만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프기에 정신이 좀 돌아오면 생과 사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게 되기는 한다. 


- 간디는 이 세상에 모든 경전이 없어져도 바가바드기타 한 권만 남아 있으면 능히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말한다. 
-> 바가바드기타는 우리 출판사에서 낼 책 목록 중 하나이다.


- 책을 읽기는 쉽지만 자기를 읽기는 참 어렵다. 옛날 사람들은 자기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야 만물을 읽을 수 있다고 하였다. (...) 책이 인생과 싸우게 되어야지 책을 따라가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요, 뒤떨어진 인생이다. (...) 내가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 하여금 나를 보게 하라.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 하여금 나를 읽게 하라. 내가 책을 보는 것이 아니다. 책이 나를 보는 것이다.
-> 독일의 철학자 가다머의 주체성과 타자성, 객관성 등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 사람의 마음은 거울 같은 것이다. 거울에는 자아가 없다. 자아가 없기 때문에 모든 만물을 다 비추어준다.

-> 주변 사람들에 의해 가끔 나도 변하는 것을 보면 이 부분을 이해하게 된다.


- 소로우는 월든 호숫가에서 하루에 밥 한끼씩을 먹으면서 자유롭게 살아갔다. 인간의 매력은 역시 자유에 있다. 소로우를 숭배한 간디도 하루에 밥 한끼씩을 먹으면서 자유를 위하여 싸웠다. 밥 한끼가 문제가 아니라 제멋대로 사는 것이 그들을 기쁘게 하기 때문이다. 제멋대로 살기 위해서 소로우는 들판을 거닐었다. 

-> 나도 제멋대로 살아야겠다. 들판을 거닐어야지.


- 카뮈의 <이방인>은 단순히 프랑스 청년이 알제리 사람을 죽이고 재판받는 것을 그렸다기보다는, 인생이란 아무런 의미나 가치도 지니지 못하였으며 도덕과 애정도 일체가 거짓이고 인간 관계도 비록 그것이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라고 할지라도 모두 우연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리고 있다. 


- 키에르케고르가 영원히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은, 수억만 명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묻고 있는 것은, 너는 절망 속에 살고 있지나 않은가 하는 한마디뿐이다.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자기의 소질과 개성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벌써 인생의 승리자이다. 승리자에게는 언제나 기쁨이 떠나지 않는다. 세상은 기쁘게 살아야 한다. 자기에게 주어진 값진 보배를 내던지고 쓰레기통을 쥐니는 사람은 가엾은 사람이다. 사람은 값진 보물을 한아름 받아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이 보배를 가지면 누구나 왕이 될 수 있다.(...) 왕으로 태어나 노예로 사는 것을 죄인이라고 한다. 


- 나는 나다. 언제나 나요, 어디나 나요, 누구나 나다. 나를 알고 나를 찾고 내가 되어 나를 사는 자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그들은 이미 천국에 사는 사람이요, 하나님과 같이 사는 사람이요, 영원을 사는 사람이다. 태초에 내가 있었다. 내가 하나님과 같이 있었다. 내가 곧 하나님이다. 이것이 요한의 외침이었다.


이 책 앞부분에 있는 글을 캡처했다. 도덕경과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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