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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시간 Dec 02. 2015

용서할 수 없다는 마음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할 수 없다는 마음, 화나는 마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나빴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 사람이 나한테 그런 행동을 했을 때 가만히 참고만 있었던 나 자신에게 화난 부분도 있다.


나는 왜 화를 내지 못했을까.

'내가 좋게 받아들이지 뭐.'

이렇게 넘어가버렸던 걸까.


내 감정보다 상대의 감정을 우선순위에 놓는 일이 반복되면서 마음이 곪아 터져버렸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찾아왔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지금은 감정이 많이 누그러졌지만 가끔씩 떠오르는 그 순간의 기억들.


괜찮은 상황이 맞는 걸까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나 혼자 있으면 들었던 수많은 생각들.


나를 힘들게 만들었던 그 사람의 말과 행동들을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갑작스럽게 고인다.


잠 안 오는 밤이나 그 상황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접하면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


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기보다

나 자신을 원망하는 마음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을 배려하겠다고 나를 희생시켰던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상처 입어 울고 있는 나 자신을 안아줘야지.

고생했어, 수고했어, 내 잘못이 아니야.

그때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결정을 내렸던 나를 미워하지 마. 그 당시의 나는 최선의 선택을 내린 거였으니까.


지금에 와서는 그 순간순간의 선택들이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때의 나를 미워하지 말아야지.

지금의 나를 울게 하지 말아야지.


부족한 점이 있다 할지라도 그 자체가 나야.

울고 있는 나를 방치하지 말고 꼭 안아줘야지.


내가 슬픔의 구렁텅이에 계속 파고드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의미를 찾고 햇볕을 쬐러 나온다면, 그런 선택을 내렸던 경험은 나중에 뒤돌아보면 고마운 경험이 되어있을 거야.


나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 못해서 발생한 일이었는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내가 울고 있다면

토닥토닥 잘 달래 주고 끌어안아 줘야지. 아직까지도 슬퍼하는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밝은 곳으로 이끌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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