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만 생각해, 오늘만 살아!'라는 말을 들었다. 좋은 말이라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난 시간들이 여전히 그립고, 그 시간의 연장선상에 있는 오늘 그리고 내일마저도 그때와 같을 것 같아서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가을이라서 그런 건가 싶었지만, 꼭 계절 탓만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 말을 한 사람 역시, 오늘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오늘만 살 수 없는데도, 지난 시절을 잊고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나쁘지 않지만, 그런 말을 하는 그에게 뭔가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것 같아서, 그가 안쓰러워졌다. 마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또 조금은 쓸쓸해지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