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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Dec 16. 2024

남녀 관계, 복잡하고도 미묘한

남녀 관계는 일반적인 인간관계와는 사뭇 다르다. 다른 관계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있지만, 남녀 관계는 호불호가 분명해 애매하게 유지하기가 어렵다. 결국 좋아하는 사이로 발전하거나 헤어지는 두 가지 선택지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헤어진 후에는 다시 연락하거나 우연히 마주칠 기회도 거의 없다. (우연히라도 다시 보는 것은 서로에게 불편한 일이다)


이 차이는 아마도 '감정'이 깊이 개입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감정이라는 것은 묘해서 좋을 때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싫어지면 뒷모습조차 보기 싫을 정도로 극단을 오간다.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가 어떤 이유로든 틀어져 서로를 적대시하게 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물론 모든 남녀 관계가 단순히 감정의 극단으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 일부 관계는 애매한 선에서 모호한 관계로 유지되기도 하고, 어정쩡한 친구로 남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둘 중 하나가 관계에 대해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거나 서로 간의 호감이 명확하지 않을 때뿐이다. 진정한 친구 관계가 되려면 감정적인 거리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관계가 필요한데, 이는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이유로 나는 남녀 사이에 진정한 친구 관계가 가능하다는 말을 그렇게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친구로 남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 관계는 별 의미가 없는 사이거나 상대에게 관심이 없는 단순한 지인 정도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남녀 간에는 호감이 있느냐 없느냐, 계속 만날 것이냐 아니면 헤어질 것이냐의 문제만 남는다. 그래서 그런지 가장 어렵고 상처받기 쉬운 관계 역시 남녀 사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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