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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Dec 25. 2024

때로 질문이 답이 되기도

성경 시편에는 살면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아픔과 고통 앞에서 절규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다윗과 아삽이다. 그들은 괴로움이 하도 커서 결국 하나님 앞에서 토로했다. 만약 그들이 사람에게 말했다면 오히려 상처가 더 커졌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너그럽게 포용해 주셨다. 


그들은 때로 자기 자신과 싸우며, 때로 하나님에게 불평하면서 시간 속에서 상처를 치유해 갔다. 상처는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고 수용해야만 그리고 기다려야만 비로소 아물게 되는 거였다. 


상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먼저 상처와 싸우는 과정을 전제로 한다. 답이 없는 인생의 질문과 씨름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로 고통스럽다. 답이 없다고 질문조차 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답을 찾을 수 없더라도 끊임없이 질문할 것인가. 선택은 우리 몫이다. 


그러나 질문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은 결국 깨닫게 되었다. 질문 자체가 답이었다는 것을. 그 질문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가 치유되었다는 것을. 


욥을 비롯한 성경 속 인물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어려운 문제와 끊임없이 씨름하며 하나님께 질문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죽을 때까지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이들도 많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질문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답이 없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질문 자체를 포기한 사람들은 끝내 하나님을 등지고 말았다. 어쩌면 그게 그들의 가장 깊은 상처였는지도 모른다.  




나의 환난 날에 내가 주를 찾았으며

밤에는 내 손을 들고 거두지 아니하였나니

내가 내 음성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내 음성으로 부르짖으면 

내게 귀를 기울이시리로다


하나님이여 침묵하지 마소서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시고 조용하지 마소

하나님이여 우리를 돌이키시고

주의 얼굴빛을 비추사 우리가 구원을 얻게 하소서


네가 고난 중에 부르짖으매 내가 너를 건졌고

우렛소리의 은밀한 곳에서 네게 응답하며


<아삽의 시 ㅡ 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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