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은 어떻게 해서 봄을 알아차릴까? 식물의 씨앗이 봄을 느끼기 위한 조건은 겨울 추위다. 겨울의 낮은 기온을 경험한 씨앗만이 봄의 따뜻함을 느끼고 싹을 틔운다. 일시적인 따뜻함은 곧 찾아올 겨울 추위를 예고할 뿐이다. 길고 추운 겨울이 지나야 비로소 봄이 찾아온다. 그래서 씨앗은 일시적인 따뜻함에 쓸데없이 기뻐하지 않고 잠자코 겨울 추위를 기다린다.
겨울 추위, 다시 말해 저온을 경험하지 않으면 싹을 틔우지 않는 성질을 '저온 요구성'이라고 한다. 저온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필요해서 요구하는 것이다. '겨울이 오지 않으면 진정한 봄도 오지 않는다'는 씨앗의 전략이 우리 삶에도 어떤 암시를 주는 듯하다.
<이나가키 히데히로 ㅡ 전략가, 잡초>
<Lane 8 ㅡ Child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