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계몽주의를 정점에 올려놓았고 독일 관념철학의 기반을 다진 프로이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 - 1804)'는 평생 자신이 사는 동네를 벗어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같은 장소에 살면서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강의와 사유에 전념했다.
그런데도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 오히려 어느 특정한 장소를 가 본 사람보다도 그곳을 더 잘 알았다. 그에게 장소와 시간은 문제가 아니었다. 어설픈 사람들이 장소를 탓하고 타인의 언행을 문제 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내가 바로 서는 것이다.
칸트는 죽으면서 "Es ist gut." 좋다, 괜찮다는 말을 남겼다. 그에게 삶은 좋았던 순간들의 축적이었다. 평생 독신이었으니 딱히 재미있고 즐거웠을 것 같지 않은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