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퇴근하면 집 주변을 걷고, 돌아와 씻은 다음 소파에 앉아 멍하니 TV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길을 걷는 동안만큼은 몸이 가벼워지고, 머릿속도 조금은 비워지는 느낌이라 그나마 숨이 트인다.
하지만 집에만 들어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무기력해진다. 책을 읽을까 싶다가도, 어느새 시간이 10시를 넘어 그마저도 부담스럽다. 하루 종일 서류와 씨름하다 보면, 집에 와서까지 활자를 마주하고 싶지 않다.
주로 넷플릭스를 보지만, 딱히 볼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과거에 봤던 드라마나 영화 중에 기억나는 것을 골라서 틀어놓는다. 화면 속 이야기를 따라가기보다는, 소리와 빛만 흐르게 두는 쪽에 가깝다. 심신이 지쳐서 그런 건지 딱히 뭘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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