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관적으로 후하게 점수를 주더라도 그 당시 글이 잘 쓴 게 아니었는데 어쩌다 나에게 오셨나 여쭤보면 "이런 저런 사례를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아서"라고 대부분 말한다. 그런가 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비교적 최근 졸업생이기도 하면서 학위 취득 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런던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매력적인 말 솜씨로 이력을 뽐낼 수 있는 사람도 아닌데 그렇게 20분만 30분만 하며 시작한 대화 시간이 어느덧 1시간을 훌쩍 넘기도록 말하고 자리를 옮겨가며 또 말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커피챗으로 connecting dots이 이어지는게 가능했던 건 그렇게도 모자라게만 해 보였던 나의 글 때문이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모자란 것을 드러낸 덕분에 인기를 얻었으니 말이다. 브런치북을 쓰자고 마음먹었던 한 달, 아이디어부터 최종 원고 모음까지 짧은 시간 10여명을 모으고 최종 9명의 공동원고를 맺음 지을 수 있었던 것도 블로그 브랜딩이 영국유학에 맞게 상당히 되어 있었던 것을 보여준다.
생각컨데 아무래도 유학생활에 대한 정보는 큰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투자하는 일이다보니 비자 정보만큼이나 사람들이 검색결과 끝까지 찾아보게 된다는 퍼스널브랜드 코치님(김인숙 닷닷대표님) 말씀이 옳았다. 그러니 검색 키워드나 유입 분석을 통해 이런저런 경험을 더 풀어놓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반면 커피챗은 상담자를 직접 마주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통해 반응에 맞게끔 나의 답을 수정하기 쉽다. 오히려 내가 몰랐던 부분을 수집하기도 하고 음성 소통에서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같은 시각 글을 통하는 것보다 절대적으로 많다보니 효과가 크다.
[영국 유학에서 배운 것, 그리고 이후]를 물어보는 사람들
필요에 따라 특히 즉각적인 반응이 좋았던 것들은 커피챗 이후 요약된 답문 (또는 관련 링크들)을 보내드리는데 이 과정에서 다시 또 글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발표까지 하며 돌고 돌아 결론은 글을 쓰고, 읽은 사람을 만나서, 다시 글을 쓰는 일이 반복되었다. 바쁜 직장인 일상이 흘러가는 와중에도 말이다.
커피챗에서는 주로 직장인 분들이 커리어 개발 관련하여 석사 학위 가치가 있을까, 석사 과정 이후 진로는 어떻게 될까, 그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투자 대비 이익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때 그러면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같은 고민을 가지고오신다. 한국에서 연락을 주시는 분들은 플랫폼을 통해 비교적 짧은 대화를 나누고, 영국에서 연락을 주시는 분들은 상황이 허락하는 한 센트럴 런던 어딘가에서 만나 이야기하는 편이다.
대학원 유학을 선택하는 중에서도 특히 영국석사를 택하는 많은 분들이 "1년 만에"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는 장점에 이끌려 준비하고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전공 학과 관련 입학 심사(admissions)에 통과하기 위한 배경을 갖추고 있다는 전제하에서도 막상 유학 준비를 시작하다보면 실제 비행기 표를 끊어 유학길에 오르기까지 상당 시간이 더 걸린다. 비용 마련과 영어 등 온갖 생활 걱정 고민은 덤으로 따라온다. 확실한 것이 없는 인생 안에서 그나마 내 삶의 예측 가능한 부분이 있고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생활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게된다. 낯선 곳에서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돈만 있어서 될 일도 아니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결정을 의심받는 상황에 직면한다.
[다시 돌아간다면 그래도 영국, 유학일까?]
작년 10월 브런치북을 갈음하며 공동 작업을 한 (그 당시에는 예비 졸업생이었던) 분들의 대답을 모았다.
영국유학에 대한 글을 또 써볼까 생각이 들었다. 내 개인 한 명의 직접 경험도 비교적 최근에 있었지만 졸업 이후 여러 곳에서 커넥팅 된 네트워크를 통해 간접 경험도 많이 하는게 사실이다. 예비 석사(유학)생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전해 듣는 이야기 중에는 학부 재학생에 대한 이야기들도 섞여있다. 내가 재학 중이던 시기에는 보이지 않았던 내용들도 요즘에는 종종 발견하는 편이다. 그래서 2-3년 지난 기록 조각을 묶어 2023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이야기 글을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처음에는 지난 글을 고쳐쓰려는 의도였는데 생각보다 한번 정해진 글의 구조를 바꾸는 게 쉽지 않아 아에 scratch부터 다시 하자며 저장소를 새로 열었다. 글감은 당연히 예전부터 썼던 블로그 기록들 그리고 그동안 커피챗 등을 통해 {영국}과 {유학} 키워드로 떠들어재낀 내용들이다.2023 다시 쓰는 영국유학 이야기로 새로이 만날 사람들이 기대되는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