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혼잣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헌일 Aug 06. 2020

연광(年光)


어떤 날은

참으로 무심한 듯이

연광(年光)을 지르밟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발길질을 해보아도

발목 언저리에 꽁꽁 묶인 채다.


나도 나 자신에 대해

갈피를 못 잡는 것인지

그저 발을 질질 끌며

목적 없이 저 앞으로

걸어 나갈 뿐이다.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다 보면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

눈에 띄기 마련인데

나처럼 방황하는 것들이

대부분인 듯하다.


그런데 그것들에 묶여

이리저리 질질 끌려다니는 것이

무언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때의 내겐

보잘것없었고

무심코 지나쳐버린

잊을 줄만 알았던

기억의 파편들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벼운 것과 가볍지 않은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