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병선 Nov 08. 2020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은 쇼핑몰이다

초기 단계 투자자로서 바라보는 시각 

2012년 Oculus가 Kickstarter에서 $2M 규모의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하면서, 한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게 천사가 되는 듯 했지만 2020년 지금의 현실은 차갑다. 이에 비해 보상형 펀딩은 시장이 의미있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고 방향성은 명확해보인다. 하지만 초기투자기관인 빅뱅엔젤스 입장에서는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의 성장에 대해 오히려 관심이 많고 이에 관련된 생각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보상평 펀딩은 펀딩이 아니라 쇼핑몰이다 


한국의 현실부터 잠시 살펴보면 보상형과 지분형을 모두 서비스하는 곳이나 또는 지분형을 주로 서비스하는 곳들을 살펴보면 그다시 성공적인 지분형 투자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19년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 규모는 3000억원 이상이며, 2020년은 1조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참조) 일반적으로 혁신적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지만 그만큼 성장통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지분형에 비해서 이해하고 쉬운 보상형 펀딩이 한국에서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와디즈 같은 시장의 1등 사업자도 이런 어려움을 피해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반적인 소비자는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을 공동구매 쇼핑몰로 인식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따라서 플랫폼이 보상형 펀딩에 대해서 "리크스"가 있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소비자가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의 본질이 "쇼핑"이라면 플랫폼은 "출시가 불가능한 제품"을 쇼핑몰에 올린다면 성장성은 한계를 맞을 것이다. 


지분형 펀딩은 쇼핑이 아니다


이제 지분형 펀딩을 생각해보자. 지분형 펀딩이란 기본적으로 "비상장 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이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일반적인 쇼핑"이 아니다. 필자는 비즈니스 모델 자문가로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게 항상 "고객을 혼란하게 만들지 말자"라고 얘기한다. 즉 하나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지분형과 보상형을 모두 취급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든다면 이것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예스24와 삼성증권의 역할을 모두 잘 할 수 있다는 주장처럼 들린다. 문제는 예스24와 삼성증권이 Commerce라는 본질은 비슷할 수 있지만, 판매하는 제품의 본질이 다르기때문에, 에에 따라 고객도 "서로 다른 세그먼트"를 모두 포용해야하기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Amazon.com 의 분기 매출이 $50B가 넘어간다도 해도 기업가치가 13조라는 로빈후드처럼 주식을 팔 수는 없다. 


AngelList은 이제 구인/구직 플랫폼


이런 필자의 주장은 이미 생태계에서 그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한때 미국에서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대명사였던 AngelList 에서 홈페이지의 첫번째 메뉴는 구인/구직으로 바뀌였다. 

국내에서 제일 거래 규모가 크다고 알려진 플랫폼에서 지분형 펀딩 메뉴에 올라온 프로젝트의 개수를 보상형과 비교한다면 이런 현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2012년에 창업했서 8년간 국내 지분형 플랫폼으로 유명한 오픈트레이드의 매출은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 지분형 펀딩 플랫폼으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크라우디도 아직까지 누적된 거래수로 보면 보상형 프로젝트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은 보상형과는 다른 독립적인 플랫폼 시장이 형성되었다. 기존에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졌던 Kickstarter와 Indiegogo에서도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WeFunder나 StartEngine 같은 후속 주자인 플랫폼들이 명확하게 "스타트업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제시하며 지분형 펀딩 시장에서 1위, 2위를 다투고 있다. 


지분형 크라우드펀딩도 본격적으로 성장이 시작될 것이다


첫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지분형과 보상형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더욱 전문화되고 있다. 

둘째 국내에서 지분형 펀딩 플랫폼이 아직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조금씩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셋째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8년 넘게 지속되면서 최근 VUNO처럼 상장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쇼핑몰에 가까운 보상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성장했다면 이제 한국에서도 지분형 펀딩 시장이 성장할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바로 투자할만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 많아졌고, 유사한 스타트업의 상장 사례가 늘어난다면 일반 투자자도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하기때문이다. 


다음에는 이런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정리해보려한다.


빅뱅엔젤스 황병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