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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호 Aug 03. 2016

부업을 허하라

기업의 가치를 위한 한걸음. 부업의 힘!

시작


부업의 정의.


명사

1. 본업 외에 여가를 이용하여 갖는 직업. [비슷한 말] 여업(餘業).

농가 부업

농사 외에 부업으로 토끼를 기르다.


즉, 부업은 일종의 기존의 업을 유지하면서 다른 업을 함께 병행하는 것을 말하며 기본적으로 "여가시간"을 활용하게 된다. 많은 기업들은 사실상 "부업"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되도록 본업에 충실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본업. 즉, 회사 업무에 집중해주길 바란다는 의미인데 조금 생각을 바꿔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적어본다.


나는 기본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부업을 허용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부업은 뇌를 말랑하게 해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의 본업인 UI Design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하는데, 나는 원래 UI Design만 가능한 사람이었고, 지금도 이걸로 월급을 받고 있다. 그러다 몇 번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사내에서 진행해보았는데. 예를 들어 "우리 앱이 애플 워치를 지원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어떤 식으로 만들면 유저들이 좋아할까?"식의 그런 생각들이다. 당연히 위에서 내려온 일이 아니다. 


스마트워치 OS별 기본 Task Flow (출처 : iXD)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나는 UI Design을 한다. 그렇기에 포토샵이나 스케치 같은 UI Tool을 이용하여 나의 생각을 그려볼 수가 있다. 슥슥 화면을 구성해보고, 프로토타이핑으로 화면 전환이나 앱의 느낌들을 구현해본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으로 유저가 바라는 모습이 아닐 수도 있고, 실제 제품도 아니다. 


실제 구현에는 일단 개발자가 필요하고, 그 개발자와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프로젝트의 디렉션이 약한 사람이라면 디렉터(혹은 UX Designer)에게 자문을 구한다던지, 혹은 기업의 특성상 해당 리소스를 빌리기 위해 회사에 정식으로 팀빌딩을 요청해야 할 수도 있다. 어쨌든 단순히 디자인만으로 제품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단지, 프레젠테이션 하기에는 쉽다. 눈에 보이는 것이 있으니.


이걸 몇 번 반복하다 보니 나 스스로가 UX적인 사고와 BX적인 사고를 하게되었고 지금은 UI Designer가 아닌 Product Designer를 지향하게 되었다. 이게 다 "부업"을 시작해서 생긴 일이다. 피곤하지 않냐고? 왜 본업에 집중하지 않느냐고? 오히려 예전보다 더 제품에 신경 쓰고 있다. 제품에 대한 애착이 엄청나게 강해졌다. 내가 각본/각색 다하는데, 당연하지 않은가? (UI 설계시에도 버튼 하나, 폰트 하나 더 신경을 쓰게 된다.)


구글의 20% 법칙


그래. 많이들 회자되는 초일류 넘사벽 기업인 "구글"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구글에서는 직원 업무시간의 20%를 창조적 프로젝트에 쏟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한다. 구글에서는 이 제도를 “향후 기업의 성공요건은 지식 근로자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이끌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라고했다. 실제, G메일의 실험적인 기능이나 다른 신규 서비스들도 적지않게 이 20% 법칙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한다.



구글도 하면 무조건 옳다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러한 문화는 온전히 유저를 향한 애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회사에도 "그 다음의 먹거리"를 외부 컨설팅을 통해 굳이 찾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내 맴버들이야 말로 누구보다 서비스에 대해 이해하고 있고,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경험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만약, 구글이 이 20% 법칙을 행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도비의 "빨간 박스" 문화


어도비가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라는 툴 이외에도 엄청난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Adobe CC체제로 변환 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정말 잘 활용하는 디자인 툴 회사라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런 아이디어들도 "빨간 박스" 문화가 낳은 것들이라는 사실을 들었다.



어도비의 '빨간박스' 안에는 혁신가의 영양소인 설탕과 카페인, 1000달러, 그리고 6단계의 지침이 들어있다. 빨간박스를 통해 구현된 아이디어중 6단계의 지침을 클리어한 아이디어는 "블루박스"로 넘어간다고 한다. 블루박스에는 더 많은 권한과 예산이 부여되고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를 통해 현재 Adobe CC 제품들은 놀라운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해내고 있다. 지금껏 Adobe가 이런식으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고 있었나 싶을정도로 계속해서 고객들과의 접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회사의 덩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속도는 느려지고, 대응이 무뎌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그런 이야기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들린다. 


부업을 허하라


나는 많은 기업들이 부업을 허용했으면 좋겠다. 사내 프로젝트만을 허용하든, 개인적인 아르바이트이건 상관없다. 부업을 통해 기술자들은 엄청나게 개인의 능력을 업을 할테니까. 10000시간의 법칙이나 10년이면 장인이라는 소리를 하는 것도 "많이 해보는 것"에 기인한다. 나역시도 지금까지 내가 업무스킬을 늘렸던 유일한 계기들은 생각해보니 사외(社外)적인 요인에 의한경우가 많았다.


만약 회사의 업무들이 책임과 권한이 한정적이라면, 작업자는 따분함을 느낄 것 이고 작업자 스스로의 커리어테크도 부실해짐을 느낄 것이다. (내가 첫 직장을 그만둔 이유와도 어느정도 상통한다.) 부업을 통해 진정으로 내가 구현하고자 하는 제품의 세계관을 만들어갈 수 있었으며 이러한 연결들은 커뮤니케이션 스킬,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잘할 순 없었지만, 몇년을 거치면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고. 이는 회사내/외에서 자연스럽게 일을 찾거나 일을 만드는 쪽으로 되었으니 결과적으로는 나의 직업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거니와 현재의 회사에서도 꽤 다양하게 기여하고 있는 쪽이라고 자신한다.

부업이 업무상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지장주지 않을까? 그 시간에 회사의 업무에 더 집중해서 빠르게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회사와 본인에게도 더 좋은 일이 아닐까?

흠. 다소 책임감 없는 답변일수는 있지만, 사람 저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부업을 하지 않고, 회사업무에 충실할 사람은 충실하면 된다고 본다. 스킬을 업그레이드 하는 "때"는 각기 다를테니까. 그렇다하더라도 "많이 해본다"는 것에는 부인할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된다. 어찌되었던 부업은 부업이기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것이 정답이다. 


만약에 무리하거나 지금 다니는 직장의 업무에 지장을 준다면 이것은 개인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바로 부업을 그만둬야 한다. 무리를 한다면 본인과 회사, 외주업체 등. 모두가 불행해질 수 있다. 즉, 목적이 돈이 되는 경우에 이런 상황이 발생될 수 있는데 조심해야 한다. 우리는 스킬을 올리기 위해서 이 짓(?)을 하는 것이니 말이다. 여튼 많이 만들어보고, 많이 런칭해보자. 


또한 운이 좋게도(?) 나는 부업을 내부적으로 허용하는 회사에 근무중이다. (공식적으로는 불가하고 있다.) 인사팀에서도 내부적으로는 부업에 대해 장려하고 있는데, 이유는 앞서 말한 "개인의 스킬(능력)향상"을 위해서이다. 업무의 프로젝트 스케쥴에 대해 지장을 주는 등의 크게 문제만 없다면야 무슨 문제가 있나 싶다. 부업을 허용하라. 인재의 능력이 나날이 일취월장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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