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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展

서촌 라 카페 갤러리

by 상상만두 Mar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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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전시는 매일 아침 한 장의 사진과 문장으로 '다른 오늘'을 열어온 <박노해의 걷는 독서〉 10주년을 맞아 여는 특별전입니다. 

"햇살보다 먼저 나의 아침을 깨우는 빛나는 사진", "한 권의 책 보다 깊은 통찰의 한 줄", "10년간 한결같이 받아온 선물" 〈박노해의 걷는 독서〉는 한국 시인 중 가장 많은 12.3만 팔로워를 지닌 계정이기도 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park_nohae/ 


『다른 오늘』 에서는 지난 10년간 긴 울림을 선사한 90점의 작품을 새롭게 구성해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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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분쟁의 현장에서 흑백 필름카메라로 진실을 기록해 온 사진작가이자 평화활동가.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언제나 '다른 오늘'을 살아온 사람 박노해. 

그가 온몸으로 살아내고 사랑하고 저항해 온 일생의 정수가 담긴 문장과 사진은, 길 잃은 시대 불안한 영혼을 위한 위로와 지혜와 용기가 되어왔습니다.


박노해(본명 박기평)씨는 대한민국의 시인, 노동운동가, 사진작가입니다.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당시 금서였지만 100만 부를 발간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렸습니다. 1991년 사형을 구형받고 환히 웃던 모습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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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수로 감옥 독방에 갇혀서도 독서와 집필을 이어갔습니다. 복역 7년 6개월 만에 석방된 후 민주화운동가로 복권되었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습니다. 그 후 20여 년간 국경 너머 가난과 분쟁의 땅에서 평화활동을 펼치며 현장의 진실을 기록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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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결혼기념일 선물로 받은 문화상품권으로 강남교보문고에서 플렉스 한 '걷는 독서'라는 책이 박노해 씨의 신념을 더 잘 알게 해 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너무 큰 일들을 많이 당하신 분이라 세상에 대한 불만도 컸을 텐데도 한걸음 한걸음 사랑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서촌을 지나다 우연히 발견한 전시를 보고도 일정이 바빠서 그냥 지나갔었는데 길을 잘못 들어 기적적으로 전시를 보게 되었습니다. 단출한 전시지만 그곳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는 않았습니다.


손에 착 감기는 사전 같은 사이즈라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내용은 모두 좋아 다 스크랩했을 정도로 알찹니다.


그중 좋았던 글 몇 개를 소개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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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본다는 것은 바라며 본다는 것.

사람은 그가 바라보는 대로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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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짧아도 영원을 사는 것.

영원이란 '끝도 없이'가 아니라

'지금 완전히'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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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상처받는 지점이 

내가 가장 욕망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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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유한 것들이 

나를 소유하게 하지 말며 

내가 올라선 자리가 

나를 붙박게 하지 말기를.


대단한 인사이트입니다.


 『다른 오늘』전시는 카페를 지나 2층 좁은 계단을 오르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전시를 보고 나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계셔서 보기 좋았습니다.


물론 전시에 나온 모든 문구가 좋았지만 

특히 눈길을 끌었던 사진들만 몇 개 보여드리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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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단단, 단아 정말 삶에 힘이 되는 키워드입니다.

이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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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여기서 그만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지금 스스로 그어버린 그 선이 

평생 나의 한계선이 되리니


저절로 머리가 끄덕여지는 글입니다. 그동안 해왔던 많은 판단들이 떠올라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게 해주는 힘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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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최소한의 것만을 허락하소서 

최소한의 물질에서 최대한의 기쁨을 

최소한의 지식에서 최대한의 지혜를 

최소한의 관계에서 최대한의 사랑을


딱 요즘 제 마음입니다.

그러나 맥시멀리스트인 제가 가능할지...

최소한의 문구들에서 최대한의 가슴 벅찬 기록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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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알려고 하는가 

진리를 살려고 하는가 

사랑을 가지려 하는가 

사랑을 하려고 하는가


짧은 문장이지만 본질을 이해하게 일깨워주는 문장입니다.

제 삶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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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사진입니다.

여백이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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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고달프다 하여 함부로 살아가지 않기를 

가난과 불운이 내 마음까지 흐리게 하지 않기를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를 보며 이런 글귀가 떠오르셨나 봅니다.

비싼 옷이 아니라 깨끗한 옷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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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위한 삶인가 

삶을 위한 일인가


왜 머뭇거리게 되는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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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무엇을 사지 않는다고 해서 채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그걸 채우기 위해서

일을 하며 마치 무한한 것처럼 소중한 시간을 써버리게 됩니다.

어쩌면 판단이 더 중요한 시대

나 자신을 잃지 않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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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떠오르는 것은 없다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은 없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조금씩 변하기에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뿐

코로나 이후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걸으며 알아챈 순간 전기가 오듯 짜릿한

경험을 했던 저로써는 완전히 공감이 되는 문구입니다.

이렇게 쉬운 말로 어쩌면 이렇게 중요한 말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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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았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드러나지 않는다고 위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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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에는 치열함이 어려 있다 

아름다움은 치열한 앓음에서 탄생한다


제가 그림을 바라보는 마음입니다.

아름다운 그림은 예술가의 고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노트를 꺼내 메모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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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씨는 마음의 씨앗 

지금의 마음가짐이 씨앗이 되어 

그 모든 결실을 뒤바꾼다


마음씨를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전시에 나와 있는 모든 글이 좋았습니다.




다행히 전시가 2025년 3월 2일까지였는데 6월 29일까지로 연장 전시를 하게 되었군요.

시간 되면 또 한 번 들러 글귀도 보고 커피도 한잔하고 오고 싶습니다.





�박노해 사진전 「다른 오늘」展


- 6.29까지 *매주 (월) 휴관

- 오전 11시~오후 9시

- 서촌 라 카페 갤러리 @racafe_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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