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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채 Nov 30. 2020

오직 '피해자'만이
등장하는 자동차 광고

VOLVO - A million more


 이 광고는 일반적인 자동차 광고와 매우 다릅니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는 물론, 드라이빙에 희열을 느끼며 핸들을 꺾는 운전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역동적인 음악 대신 조용한 관악기 선율만이 존재하며, 화려한 색감 대신 흑백 필터로 덧씌워져 있죠. 이 흑백 화면 속 낡은 의자에 한 소녀가 등장합니다. 이어 성별, 인종, 나이에 제한 받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모두 '교통사고 피해자'입니다.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와 같은 글로벌 OE사들의 광고에는 교통사고 피해자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 메시지가 어떻든 결론적으론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볼보는 다릅니다. 볼보는 교통사고 피해자가 등장하는 다양한 시리즈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기획해 왔습니다.


<Martin and Anna – A survival story> by Volvo
<My Volvo car Saved My Life – Martin Rosenqvist> by Volvo


일반적으로 브랜디드 콘텐츠에 있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품(Product)으로 화이트 배경에 제품이 전면이 등장하는 애플의 광고를 떠올릴 수 있죠. 두 번째로는 결과물(Output)입니다. 수많은 퓰리처상 수상 작품을 선보이는 라이카의 광고를 떠올릴 수 있죠. 세 번째로 사용자(User)입니다. 이 경우 유명인들을 브랜드 엠버서더로 내세우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A million more> by Volvo


하지만 Volvo는 다릅니다. '안전'이라는 핵심 요소를 집중적으로 소구하는 동시에 이를 증명하는 사례들이 존재하죠. 이 덕분에 '사용자'라는 기호를 더욱 다각적으로 해석할 수 있죠. Volvo에게 있어 교통사고 피해자는 곧 '수혜자'입니다. 그들은 '시련'이라는 메시지 대신 '극복'이라는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전달하죠. 타 기업들과 달리 같은 기호(사용자)를 두고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그 어떤 브랜딩, 마케팅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호는 그것이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 숀 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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