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맑음
밀물에 뜨지 않고
썰물에 가라앉지 않는 마음으로
바다 잘 보이는 가까운 곳에 앉아
숨마다 걸려 나오는 말들을 이 사이에 걸어두네
나에게서 나왔지만 도무지 내것은 아닌 것들
밀려드는 바다 내 말들을 품어가네
일어설 때마다 품는 해변의 공기더미 속에
아 내 말은 그저 침묵 같아
갈비뼈에 널린 내 맨가슴이여
부끄러운 것들 더 맺지도 말아
달 가장 밝은 밤
썰물이 안 올 것처럼
나는 잠겨있었네
폐에 묵은 말들
보글대며 흩어지고
방마다 네가 들어와 나를 확인하네
자꾸 입술을 문지르네
여린 입술 분홍으로 번지네
자꾸 입술을 문지르네
여린 입술 분홍으로 번지네
빙빙 돌아 걸었네
밝은 달 아래 빙빙 춤을 추었네
달은 물음이 없었네
나는 원하는 게 없네
10⁻¹³
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