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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는 왜 나를 울게 하는가?

한량작가의 다정한 글쓰기 수업

"브런치에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한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글쓰기 수업에서 나온 말이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브런치는 꽤 까다로운 플랫폼이다.


거두절미하고, 우선 작가 신청서를 써야 한다.


작가신청서에는 작가소개, 브런치에 쓰고 싶은 글의 소재나 주제, 목차 그리고 마지막 샘플원고까지 내야 한다. 말이 쉽지, 글쓰기 초보자들에게는 막막하고, 두려움에 떨게 하는 문항들이다. 게다가 각 항목별 글자수 제한까지 있다. 분량은 항상 누구에게나 압박이다. 많아도 압박, 적어도 압박이다.



도대체 뭘 쓰라는 거야?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글쓰기를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브런치 작가신청서'의 이런 문구들은 한마디로 상당히, 시쳇말로 "쫄게(?)"한다. 가뜩이나 글을 제대로 쓰고 있는 건지, 일기인지 글인지 구분도 안 되는 글을 매일 배설하다시피 쓰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항목들이다. 그래서 지레 포기하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많고, 수많은 좌절과 실패로 마음의 상처를 제대로 입고 다시는 브런치를 읽나 봐라~ 하는 마음으로 이쪽으로 고개도 돌리지 않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 플랫폼이 가진 매력은 참 많다. 이 공간에서 글을 쓰면 괜히 책을 내지 않고도 '작가'가 된 듯한 느낌적인 느낌(?)마저 드니 말이다. 그리고 책을 내야 작가인가? 매일 글을 쓴다면 당신은 이미 작가다.

특히 브런치는 다양한 공모전도 있어서 글쓰기의 동기부여도 상당하다. 당선유무를 떠나 마감이 있는 글쓰기가 가능해진다,


그래서일까?


집나갔던 탕아처럼 스멀스멀 다시 브런치 신청서에 클릭을 해본다.



그래서! 오늘도 혹시 위와 같은 마음으로 브런치에 들락날락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공!개!하!겠!다!!! 

 

브런치 작가신청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통과하는 방법들이다.



일단 브런치 작가신청서를 뚫어지게 쳐다보자. 약간의 답이 보인다. 왜 학교 다닐 때 이런 말 있지 않은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면 답이 보인다고. 수능문제에 육박하는 문항수도 아니니 꼼꼼히 한번 살펴보겠다.


우선 작가소개다. 수많은 글쓰기 수업 및 책 쓰기에 관한 강의를 해 본 결과, '작가'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무게감은 생각보다 상당히 크다. 사람들은 '작가'라고 하면 그 단어자체로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다. 가볍게 생각하자. 사전적 의미 그대로 말이다. 작가 즉, 글을 쓰는 사람이다.


작가소개에는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이 좋다. 이때 내가 뒤에 쓸 샘플원고의 내용에 준하는 작가소개를 쓰는 것을 권장한다. 애매모호한 표현을 지양하자. 예를 들어 산을 사랑하고 자연을 벗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지향합니다!라고 썼다면 뒤에 자연을 사랑하는 콘텐츠의 글이 나와야 한다. 이 작가소개란을 기성 출간된 책의 작가소개처럼 쓰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출제자를 연상하듯이 이 신청서를 읽을 담당 에디터의 마음을 잠시 생각해 보자. 어떤 글이 왔는데 이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당연히 궁금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사람은 이 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도 궁금하지 않을까? 더 솔직히 수많은 사람 중에 이 사람의 이 글을 읽어야 하는 매력적인 저자인지 궁금하지 않을까?

이쯤 되면 '감'을 잡은 분들이 있으리라. 맞다. 뒤에 샘플원고의 글의 신뢰성이 담보된 저자인지 작가소개에 그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나면 좋겠다. 이때 너무 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은 버리고, 과감히 내 쓸 글에 대해 내가 얼마나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작성해 보자.


이어지는 브런치에 쓸 주제와 소재, 목차 역시 마찬가지다. 브런치는 출판을 염두에 두고 만든 플랫폼이다. 이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매년 많은 작가가 이 플랫폼을 통해 출간작가가 되고 있다. 어떤 콘텐츠에 대해 40개 정도의 글을 쓸 수 있다면 그것은 한 권의 책이 되기에 충분하다. 단, 브런치에는 40개까지의 목차까지는 쓰지 않아도 된다. (글자수제한으로 다 쓰지도 못한다) 10~15개 정도 내가 쓸 주제나 소재에 대해 목차를 정리하면 된다. 꼭 출간된 책의 목차일 필요는 없다. 자신이 쓰고 싶은 순서대로 써도 되고, 시간의 경과가 있는 글이라면 시간 순서대로 써도 된다. 하지만 이것만은 지켜보자. 목차만으로도 저자가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느껴질 정도로 목차에 콘텐츠가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샘플원고다. 어쩌면 큰 3가지 항목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글을 잘 써야 한다. 여기서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물론 유려한 문장, 눈에 확 뜨는 글감이나 소재도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다 그런 소재나 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이한 소재나 글감, 타고난 문장력을 가진 사람만 작가가 된다면 아마 다들 억울할 것이다. 꼭 그렇지 않다.


글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사유의 기호다. 내 생각과 감정이 잘 드러나고 구체적이면 좋다. 한 편의 분량은 A4 한 장 이상을 지향한다. 물론 적게 써도 되지만 브런치 플랫폼은 거듭 이야기하지만 출간을 전제로 하는 플랫폼이다. 짧은 단상이 아닌 제대로 된 한 편의 에세이 형식의 산문을 추구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려면 최소한 A4 한 장 이상의 분량이 되어야 글을 쓴 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드러난다.



못다 한 이야기는 영상으로 담아보았다.

영상과 글을 잘 참조해서 브런치로 인해 더 이상 우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https://youtu.be/59gjFggiYZI


왜냐하면 글을 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대단하기 때문이다. 


추신1) 많은 분들이 질문하셔서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실제 글쓰기 수업에서 하는 이야기 중 일부이기도 하고, 더 많은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시면 다음의 강좌나 글쓰기 책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추신2) 더불어 브런치 작가신청에 떨어졌다고 해서

큰일나지 않아요~^^


고쳐서 재도전하셔도 되니 용기내시고요!!!


여러분의 글쓰기를 언제나 응원합니다!!!  


https://m.hanter21.co.kr/jsp/mobile/educulture/educulture_view.jsp?category=academyGate2&tolclass=0001&subj=F94027&gryear=2023&subjseq=0004&moptNo=



이윤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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