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바젤홍콩 2016
지난주 홍콩은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되었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한주를 보냈다.
아트바젤홍콩(22~26일)을 중심으로 아트센트럴(21~26일)등 다양한 아트페어가 동시에 개최되면서 도시 전체가 미술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전시장에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미주 등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와 슈퍼 컬렉터, 미술애호가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이었다.
필자도 2014년부터 매년 아트바젤홍콩을 찾았지만 이번처럼 전시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인산인해는 처음인 거 같다. 공식 오픈 2일 만에 전시 티켓이 매진될 정도라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을 거 같다. 아트바젤 발표에 따르면 22일 VIP 프리뷰, 23일 베르사쥬(Vernissage)를 시작으로 공식 오픈 24~26일 총 5일 동안 유료 티켓 7만 명이 관람을 했다고 한다.
아트바젤홍콩이 4년의 짧은 기간에 이처럼 좋은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는지 2016년 전시장 모습과 아트바젤에 대해서 짧은 스케치를 해 본다.
공식 오픈 24일 오후 1시 전시장에는 엄청난 인파로 정신이 없을 정도다.
매년 3층 전시장 앞에는 후원사인 BMW의 아트카가 관람자의 시선을 가장 먼저 끌고 있다.
아티스트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작품
아트바젤홍콩은 35개국 239개의 갤러리가 참여를 했으며 작품 전시 섹터는 4개 부문(갤러리스, 인사이트, 디스커버리, 인카운터스)으로 나뉜다. 메인 행사인 ‘갤러리스(Galleries)’에서는 187개의 갤러리가 참여하여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한국 작가들의 선전을 옆볼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만머핀갤러리는 케이더 아티아, 트레이시 에민, 리우 웨이, 캐서린 오피, 토니 오슬러 등과 함께 이불, 서도호 등 한국 작가 작품도 출품하였고 하우저&워스는 루이스 부르주아, 알렉산더 칼더, 필립 쿠스통, 데이비스 스미스 등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한국에서는 국제갤러리, 학고재, 아라리오, PKM, 원앤제이가 참여했다.
Tromarama 2014. Edouard Malingue Gallery
기획전과 유망 작가 소개에 포커스를 맞춘 ‘인사이트(Insight)’ 섹션에서 박여숙화랑은 최정화 작품을 소개했고, 리안갤러리는 구자현, 이교준 작가를, 갤러리엠은 이혜민, 이재용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실험적인 성격의 영 갤러리 24곳이 주축이 되는 ‘디스커버리(Discoveries)’ 섹션에서 313아트프로젝트는 이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인카운터스(Encounters)’ 섹션에서는 대형 설치작품 16점을 전시하는데, 호주 출신의 비영리 전시공간인 아트스페이스(Artspace) 디렉터 알렉시 글래스 캔터가 큐레이터를 맡았고 국제갤러리가 함경아 작가의 자수공예 작품 5점을 선보였다. 국제갤러리는 2013년 양혜규의 블라인드 설치 작품, 2014년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 연작 등을 이 섹션을 통해 소개를 하였다. 지속적으로 국내 작가들에게 좋은 기획가 주어지길 기대해 본다.
Jim Lambie, Golden Years, 2016
Lara Favaretto The Man Who Fell on Earth, 2016. Galleria Franco Noero
아트바젤(ART BASEL)은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미술품 시장을 일컫는 말이다. 올해로 4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아트바젤이 2013년 아트홍콩을 인수하면서 아트바젤홍콩의 타이틀을 걸고 시작,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면서 아시아 최고의 미술시장으로 우뚝 서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 같은 아트바젤홍콩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철저한 관리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아트바젤은 자신들의 가이드라인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참가하지 못할 정도로 참여 문턱이 상당히 높다. 예를 들면 아트바젤 참여 조건에 미술품 경매회사를 겸업하고 있는 갤러리는 참가할 수가 없다. 경매회사들이 작품 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엄격한 조건과 철저한 시장관리로 세계적으로 유명 갤러리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고, 최고의 작가들과 최신 작품들을 홍콩에 모이게 만들었다.
아트바젤이 또 하나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참여 갤러리와 소속 작가들 간의 유대 관계를 살핀다는 점이다. 갤러리와 작가 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가져왔는지 또는 얼마나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했는지를 본다는 점이다. 이러한 철저한 운영 방식을 고수했기에 이처럼 짧은 기간에 최고의 아트페어를 만들 수 있었던 결과이다.
아트바젤홍콩은 상업적인 미술시장이지만 대중적인 아트축제를 표방한다. 다양한 볼거리를 주면서 대중들의 문화예술 참여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현장 교육도 같이 하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전시장 좌우측에 카페를 마련하여 잠시 휴식도 취하고 작품 감상도 하고
Philippe Parreno Speech Bubbles(Green), 2015. Pilar Corrias
Richard Maloy Yellow Structure, 2016. Starkwhite
뉴욕과 홍콩에 전시장을 가지고 있는 리만 머핀 갤러리는 한국의 서도호와 이불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서도호 작가의 '메탈 재킷(Metal Jacket)'_ 군인 인식표 300개로 만든 재킷은 옛날 갑옷의 형태를 표현하였다.
Zhang Xiaogang, Mother and Son, 2015.
Tony Cragg Untitled, 2015. Marian Goodman Gallery
Charles Avery Tree no. 5 (from the Jadindagadendar), 2015. Ingleby Gallery, Pilar Corrias
Zhang Ding, Spinning Cube, 2016. ShanghART Gallery
Antony Gormley 2014.
Koji Tanada 2015.
Frank Stella 2015.
Frank Stella Wooden Star I, 2014. Marianne Boesky Gallery
세계 최고의 Hauser & Wirth Gallery의 부스에서 본 루이스 부르주아 '스파이더 커플' 2003.
2미터가 넘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대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소중한 경험이다.
Fu Xiaotong 2016.
쿠사마 야요이의 페인팅 작품
인카운터스(Encounters) 섹션에 참가한 함경아 작가의 샹들리에 작품... 5점의 대형 샹들리에 이미지는 다섯 개의 도시를 위한 샹들리에이다. 작품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지만 작업 과정이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겨준 작업이다. 함경아 작가는 이 작업을 제작하기 위해서 약 1년의 과정을 거쳤다고 하는데 작가는 디지털 이미지를 북한의 자수공예가에게 보내서 만들어진 협업 작품이라고 한다. 남한의 작가와 북한의 자수공예가의 공동 작업을 홍콩에서 감상할 수 있는다는 자체만으로 색다른 경험이 아닐 수 없다.
Jaume Plensa 2015.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현대미술 작가인 하우메 플렌사의 소녀 두상 3점을 조우하는 순간 가슴이 요동치면서 감동적이다.
Jaume Plensa_Mar Asia, 2015.
Antony Gormley Transfuser IV, 2002. Galerie Thomas
Brook Andrew 2016.
Coen Young Studies for a Mirror, 2016. Jensen Gallery
Hajime Sorayama Sexy Robot _life size standing model_A, 2016 Nanzuka
갤러리엠에서 선보인 이재용 작가의 '시선의 기억' 2015. 고려시대 고려청자의 이미지를 수많은 레이어를 통해 기억의 흔적을 찾아보고자 한 작품이다.
Ian Davenport 2016.
Eko Nugroho 2014. 2015.
Jaume Plensa Roots (Study), 2015. Richard Gray Gallery
PKM갤러리에서는 한국 단색화의 대표작가인 윤형근의 작품을 유럽 컬렉터에 판매하는 성과를 내면서 한국미술의 모노크롬 화풍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었던 결과를 만들어 냈다.
박여숙화랑 부스의 최정화 작가의 작품
Yuyang Wang Winter, 2016. Aye Gallery Wang Jianwei 2015.
이번 아트바젤홍콩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저력을 보여줄 만큼 커다란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시 기간 내내 크고 작은 해프닝이 생겨나면서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였다. 너무 많은 인파들로 제대로 작품 감상이 이루어지질 못했고 급기야 전시 소품이 없어지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동양인이 전시장 출구를 나갈 때마다 가방을 검색하는 일이 생겨났을 정도이다. 이점은 분명 인종차별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는 문제이다. 다음 전시에서는 분명하게 시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아트페어 방문자들은 해외여행이라는 부담을 감수하면서 비싼 경비와 시간을 쏟으면서 홍콩을 찾았을 것이다. 즉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과 새로운 경험을 하러 홍콩에 온 것이지만 도떼기시장 같은 혼잡한 전시장 분위기는에 범죄자 취급하는 식의 대처 방법은 결코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Michael Cook 2016.
전시 마지막 날 폐장 1시간을 남겨두고는 참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진정 기대되는 아트페어의 모습이 아닐는지...
아트바젤이 열리는 3월의 홍콩은 아트위크로 선정이 되어 한 주간은 아트투어로 도시 전체가 활력이 넘친다. 앞으로 홍콩은 쇼핑 보단 예술의 도시로 기억 될 것이다. 홍콩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3월 아트바젤이 열리는 기간에 맞춰 새로운 아트 체험을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2017년 아트바젤홍콩은 3월 23 ~ 25일에 열립니다.
ART BASEL www.artbasel.com/
Art Basel in Hong Kong www.artbaselhongkong-online.com/en
Photo by Mi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