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영국, 벨기에, 체코, 아일랜드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맥주를 생산, 소비하는 나라이며, 독일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일본 삿포로 눈꽃 축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축제에 속한다. 여기서는 간단한 맥주 관련 지식과 더불어 독일의 동서남북 지역의 맥주를 살펴보고자 한다.
□ 맥주 관련 간단 지식
- 맥주는 물, 맥아(Malt, 보리), 홉(Hop), 효모로 이루어져있다.
- 맥주의 종류로는 상면발효(에일, Ale)맥주와 하면발효(라거, Lager)맥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라거 중 체코 플젠 지방이 원조인 필스너(Pilsner)류의 맥주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게 판매되고 있다.
- 간단히 에일은 일반적으로 묵직하고, 진득한(Heavy body), 진한 맛이 강한 편이고,
* 기네스(GUINNESS), 런던 프라이드(LONDON PRIDE), 호가든(Hoegaarden), 바이젠(Weizen)류 등 굵직굵직하고 진한 대부분의 맥주
반면에 라거는 일반적으로 가볍고, 시원하여 청량감이 높은 맥주로 볼 수 있다.
* 버드와이저(Budweiser), 하이네켄(Heineken), 크롬바커 필스(Krombacher Pils),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칼스버그(Carlsberg) 등 대부분 깔끔하고 시원한 맥주
- 독일에서는 맥주 순수령(Reinheitsgebot)이라고 하여 홉과 맥아 등의 함유량을 적게 하거나 마음데로 조정하는 악덕업자를 막기 위해 1516년 바이에른 공국의 빌헬름 4세가 맥주의 원료를 보리(맥아), 물, 홉으로만 정하도록 하여 맥주의 품질을 높여왔다.
※ 참고로 독일에서는 한국의 김치나 젓갈, 일본의 사케처럼 수 십 종류의 맥주가 지역별, 도시별로 발달하였으며, 세계적으로 수출도 많이 되는, 일반적인 독일 맥주라고 함은 바이에른(Bayern)주 뮌헨(München) 지방의 맥주를 뜻한다.
여기에서는 독일 동북, 동남, 서남, 서북 지방의 대표적인 맥주들을 사진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맥주는 맥주 이름 자체가 지역을 나타내거나 맥주의 종류 또는, 지역에 따른 브랜드나 회사명, 사람 이름을 나타낼 수도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많이 접한 맥주는 뮌헨 지방의 맥주였으나,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뒤셀도르프의 알트비어가 가장 구수했던 기억이다.
□ 서북쪽 - 뒤셀도르프(Düsseldorf)의 알트비어(Alte Beer)
뒤셀도르프의 알트비어는 옆동네 쾰른의 쾰슈(Kölsch)비어와 함께 독일 서북부의 대표적인 맥주이다. 독일어로 알트Alte는 ‘옛날’이란 뜻이다. 알트비어는 장기간 저온 숙성하여 적갈색으로 청명하며, 상면발효로 거품이 충만하다. 독일 맥주 중 쾰슈나 바이젠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색도 맛도 보리차를 먹는 듯이 상당히 고소함을 느껴서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맥주이다.
참고로, 대표적인 브루어리는 뒤셀도르프의 중심가인 쾨니히스알레(Konigsallee) 부근에 있는 춤 유리게(Zum Uerige) 이다.
□ 서남쪽 – 스투트가르트(Stuttgart)의 딩켈아커(Dinkelacker) 필스(Pils)
독일의 서남쪽 지방을 슈바벤(Schwaben) 지방이라고 하며, 슈바벤 지방의 가장 대표적인 도시는 스투트가르트이기 때문에 옛적부터 스투트가르트를 중심으로 많은 양조장이 발달하였다.
여러 독일 가이드 북에서는 베를린의 베를리너, 뮌헨의 바이젠, 뒤셀도르프의 알트비어나 쾰른의 쾰쉬 등 을 정리하였지만 서남쪽 지방의 슈바벤 맥주에 대해서는 정리된 자료가 없어 이번 기회에 맥주를 좋아하는 사명감으로써 한번 정리해 보았다.
스투트가르트의 가장 유명한 양조장 맥주는 칼 딩켈아커가 1888년에 스투트가르트에 세운 양조장이름이자회사이름인 딩켈아커(Dinkelacker)와 스투트가르트 중심가에 있는 1823년에 세워진 쇤부흐(Schönbuch) 양조장의 쇤부흐이다.
슈바벤 지역에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바이젠이나 둔켈, 정제과정을 줄인 나투어투륍(Naturtrueb) 등이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보편적인 종류는 가볍고 시원한 필스(Pils)이다.
남부지방이다 보니 대부분 맥주들이 청량감이 높았으며, 특히, 나투어 투륍의 경우 진함과 시원함의 조절이 잘 되어서 슈바벤 요리인 마울타쉔(Maultaschen, 독일식 만두)과도 잘 어울렸다.
□ 동북쪽 - 베를린(Berlin)의 베를리너(Berliner) 필스(Pils) / 바이세(Weisse)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는 베를리너이다. 베를리너 필스는 하루에도 몇 만 인분이 팔린다는 베를린 대표간식인 커리 부어스트(Curry Wurst)와 함께 먹으면 안성맞춤~!!!
커리 부어스트의 매콤한 소시지에 베를리너 필스 특유의 청량감이 개운한 찰떡 궁합이다. 개인적으로 베를린 곳곳을 다니면서 쌀 대신 베를리너 필스를, 반찬 대신 커리 부어스트를 자주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밖에 달달한 맛을 느꼈던 베를리너 바이세도 맛이 있다. 바이젠(Weizen) 특유의 걸죽한 맛에 과일 시럽이더해져서 달달한 맛을 낸다.
베를리너 바이세의 종류는 빨강과 초록의 두 맛이 있으므로 베를린에 조금 오래 머무르게 된다면 두 가지 맛 모두를 맛보시길 바란다. 맥주에 칵테일을 섞은 듯한 맛인데, 현재 유럽에서 가장 핫한 도시이며, 클럽, 밀리터리 문화, 힙스터 문화, 날라리, 난장판이라는 말과 어울리도록 순수 맥주에 칵테일을 섞은 듯이 보인다.
초기에도 말씀드린 맥주 순수령을 제정한 빌헬름 4세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만한 일인 듯 하다.
베를린 맥주로 유명한 식당은 베를린 최대 번화가인 포츠담 광장(포츠다머 플라츠, Potsdamer Platz)에 있는 린덴브로이(Lindenbräu)이다. 린덴 브로이에 들어가면 워낙 유명한 집이어서 그런지 계단에 독일 유명인들의 사진과 서명이 액자로 걸려있으며, 자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었다.
□ 동남쪽 – 바이에른 주(Bayern) 뮌헨(München)의 헤페 바이젠(Hefe Weizen)과 둔켈(Dunkel)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와 함께 독일 전국 및 전세계에 퍼진 밀로 만든 독일 대표 맥주이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독일 맥주라고 함은 뮌헨 맥주를 이야기한다.
헤페(Hefe)는 독일어로 ‘효모’를 뜻하고, 바이젠(Weizen)은 ‘밀’을 뜻한다. 즉, 밀효모 맥주라고 생각하면 된다. 헤페 바이젠은 상면발효 맥주로서 탁하고 진한 불그스름한 황금색이며, 마시면 시원함과 함께 에일 특유의 걸죽함이 느껴진다. 독일 남부지방 대표 맥주이자, 한국 내에 있는 독일식 맥주집에서 가장 인기있는 맥주로서 더운날 마시면 청량감이 느껴지며, 과일향과 함께 끝에 밀맥주 특유의 맛과 여운이 강하게 남는다.
둔켈(Dunkel)은 ‘진하다’, ‘검다’는 뜻으로서 ‘둥클레스’로 부르기도 한다. 불에 태우거나 볶은 맥아(Malt)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크 브라운 색이며, 맛에서 볶은 몰트 특유의 구수함이 느껴진다.
뮌헨지역 맥주회사로서 세계적으로 유통이 되는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에딩거(ERDINGER), 파울라너(PAULANER), 뢰벤브로이(LÖWENBRÄU), 그리고, 베네틱트 수도원의 ‘현존하는 양조장 중 가장 오래된 양조장’ 이라 불리우는 바이헨슈테판 양조장의 바이헨슈테파너(Weihenstephaner)이다. 1040년부터 맥주를 만들었다고 하니, 약 1천년이 된 맥주인 것이다.
뮌헨지방이 독일에서 맥주로 가장 유명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브로이 하우스이자 레스토랑이 많다.
먼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집인 호프브로이 하우스(HOFBRÄUHAUS)는 항상 사람들로 가득차 있으며,축제의 장이 된다. 뮌헨에서 책상위로 두꺼운 잔을 두들기며 신나는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하지만 조용히 먹는 것을 좋아한다면 다른 곳을 추천한다. 하지만, 축제를 즐기는 뮌헨 사람들의 특성상 조용한 곳을 찾기는 쉽지 않은 듯 하다.
이밖에도 슈나이더 바이세(SCHNEIDER WEISSE)맥주로 유명한 바이세스 브로이하우스(WEISSES BRÄUHAUS)와 아우구스티너 비어할레(Augustiner Bierhalle) 등이 있으며, 뮌헨 최고의 학센(독일식 족발요리) 맛집으로는 학슨 바우어(HAXNBAUER)가 있다.
이제까지 독일 서북, 서남, 동북, 동남의 맥주들에 대해 간단히 알아 보았는 데,
이 밖에 세계적으로 유명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직접 생맥주 식당이 있는 독일 서부의 크롬바커(Krombacher) 등 독일에는 각각의 지역별/도시별 맥주가 있으며, 요즈음에는 유통과정을 다변화하여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맥주들이 많다.
이러한 관점으로, 독일을 여행할 때에 각 지역별로 맥주를 마셔보며 비교해 보는 것도 독일 여행의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