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면
꼭 늪이 생겼다.
어떤 늪은 작은 해프닝 정도라 괜찮았다.
툭툭 털고 다시 걸으면 됐다.
하지만 해프닝이라고 하기엔
힘든 늪이 생길 때도 있었다.
그러는 어느 순간 나는 늪에 주저앉았고
더 이상 걷지 않았다.
걷지 않으니 늪에 깊이 빠질 뿐이었다.
오랫동안 허우적.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러다 발견할 수 있었다.
늪 속에서 한참만에 별견한 건
'나'였다.
사실은 그랬다.
걷지 않는 나를 늪 속에서
제일 옭아매고 있었던 건 바로 나.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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