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고 끝이 나면, 다음이 온다.
데굴데굴 굴러 왔다.
찬란한 봄이 내게 왔다.
주위가 전부 봄으로 아름답게 물들면
하염없이 봄을 바라본다.
하지만 봄은 어느새 다시 굴러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데굴데굴 멀어져가는 봄은
붙잡아봐도 이내 깨져버리고 만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아름다운 봄이 깨져야 다음이 온다는 것을.
온통, 짙은 녹음으로 물들일 계절.
깨지고 끝이 나야
다음의 아름다움이 나를 찾아올 것이다.
깨지고 끝이 나면, 다음이 온다.
끝은 다음의 시작이다.
그러니 모든 것이 계절처럼.
계절과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