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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Aug 04. 2019

엄마

오늘따라 우리 엄마가 많이 보고싶다

이제 해인이는 혼자 쉽게 앉고 잡고 서려한다. 돌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꼬마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 참 대견하고 신비롭다.

직립보행을 향한 자연스런 발달과정이 내게 때론 고단함으로 다가오지만, 해인이를 지켜보는 눈빛이 불안과 걱정이 아닌 응원과 신뢰로만 비춰지길..

이제 내 감정을 더욱 선명히 읽고 그에 따라 반응하는 아이가 무심코 돌아본 엄마의 얼굴에서 고달픔이 읽혀, 환한 미소를 지으려다 멈칫하지 않게 되길 매일 기도한다.

아직도 때론 실감나지 않는 '엄마'라는 타이틀은
뭔가 거창하여 무한대의 희생을 감내해야할 것만 같은 압박감이 들 때가 있다. 물론 해인이를 위해 그 무엇도 할 수 있지만, 하지만 나도 결국, 내 아이의 일시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한낱 연약한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이내 깨닫는다. 내가 어쩌지 못하는 영역들은 하나님 앞에 온전히 맡겨드려야하는데 더 잘해내려다보니 몸에 자꾸만 힘이 들어간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들기 전 내쉬는 깊은 날숨. 그 숨을 내쉬며 힘을 빼자, 힘을 빼자 낮게 읊조려본다.

오늘 따라 우리 엄마가 많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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