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어릴 적 TV만화로 나오던 캔디를 본 적이 있다며, 만나는 남자들마다 여자주인공을 좋아하는 뻔한 이야기의 순정만화일거라는 생각에 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생각한데에는 한국어 주제가 가사에도 문제가 있다보 봅니다. 울긴 왜 우냐며, 참고 또 참는다고. 캔디는 자주 웁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합니다. 그리고 캔디를 좋아하는 남자들은 죽거나, 성장하면서 다른 여자를 좋아하거나 아니면 어쩌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캔디를 떠나게 됩니다. 그러니 결코 남자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사랑을 받아 그 중 한 명을 간택해야하는 여자주인공물이 아닙니다. 또한 키다리 아저씨물과도 다릅니다. 양녀로 입양되지만 실질적인, 물질적인 큰 도움을 받지는 않습니다. 인생을 스스로의 결정에 책임지며 자신의 이야기를 써가며 한 사람으로, 한 여성으로의 성장을 다루는 만화입니다. 그녀는 제 말에 캔디를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겠다고 했습니다.
성바오로 학원에서 캔디는 친하게 지내게 된 파트리셔가 학교 규칙을 어기고 애완 거북이를 키우다 발각되고 캔디는 그런 그녀를 옹호하다가 반성실행과 함께 5월 축제 금지령을 받게 됩니다. 반성실에서 몰래 거북이를 들고 빠져나온 캔디는 알버트가 일하는 동물원으로 오게 되고 마침 알버트를 방문한 테리우스를 만나게 됩니다. 그 날 테리우스를 구한 사람이 알버트라는 것을 알게 되죠. 같이 동묾원을 구경하며 5월 축제때 자기가 마굿간지기를 할 때 도움받았던 알버트와 자신을 입양한 윌리엄 큰아버님을 초대했다고 말합니다. 그 때를 회상하며 안소니 이야기가 나오게 되자 아직 어린 테리우스는 여전히 안소니에 대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캔디를 보며 이미 세상을 떠난 안소니를 질투하며 괜히 캔디를 놀리죠. 바빠서 5월 축제에는 못 오신다는 윌리엄 큰할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드레스를 입고서 반성실을 몰래 빠져나와 가면을 쓰고 축제를 즐기다 다시 숲 속에서 테리우스를 만나게 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 그 곡이 안소니하고 처음 춘 곡이라는 말에 테리우스는 그만 질투에 눈이 멀어 캔디에게 입맞춤을 하고 맙니다. 그 입맞춤에 캔디는 테리우스의 뺨을 때리고, 테리우스도 캔디의 뺨을 때리고, 다시 캔디는 테리우스의 뺨을 때리며 "안소니라면 이런 일 없었을 거라는" 비교의 말을 하죠. (비교는 하면 안됩니다.)그 말에 열받은 테리우스는 말에서 떨어져 죽은 안소니를 잊게 한다며 캔디를 말에 태워 달리죠. 울며 소리지르던 캔디에게 테리우스는 눈을 뜨고 주위를 똑똑히 보라며 5월의 푸른 나무 숲 풍경을, 과거가 아닌 현재를 캔디가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는 성바오로 학원에서 캔디가 찜한 언덕이자 원래 테리우스가 종좀 담배피우던 곳에서 만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걸 본 아치는 캔디에게 고백을 하게 되고, 그걸 본 아치를 좋아하는 앤이 숲 속으로 도망치자 쫓아간 캔디에게 앤은 고아원에서부터 넌 항상 다른 사람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고 울며 말하고 그걸 이라이자 일당이 듣게 됩니다. 부끄러움에 더 깊은 숲 속으로 숨어버린 앤을 비내리는 와중에도 열심히 찾는 캔디, 아치와 스테아. 숲 속에 숨어있는 앤에게 아치는 말합니다.
어디에서 자랐던 너는 너라고. 겉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들 따위 두려워할 거 없다고요. 그 말이 참 좋았습니다.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잇으니까요. 앤이 고아원 출신이라는 건 학교 전체가 다 알게 되고 앤은 캔디와 어릴 때처럼 다시 친하게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캔디는 더 이상 밤에 몰래 아치와 스테아를 찾아가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아치와 스테아의 첫사랑인 캔디는 그들과 친구가 됩니다.
캔디와 앤, 파트리셔, 아치, 스테아는 캔디가 알버트에게 맡긴 파트리샤의 거북이를 보러 동물원에 가기도 하고, 여름 방학에 다 함께 스코틀랜드로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자신을 만나러 온 배우 어머니를 내쫓는 테리우스를 보고서는 이렇게 찾아와주는 엄마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해버립니다. 서로의 가정사까지 알고 시작되는 이 관계, 좋은 것만이 아니라 감추고 싶은 것까지 알게 되면서 시작되는 관계. 좀 더 자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합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서 알아나가면서 테리우스는 사용하지 않는 비행기를 보여주게 되고 스테아는 그 비행기를 고쳐 잠깐동안 붕~ 뜨게 만듭니다. 그렇게 아치, 스테아, 앤, 파트리셔, 캔디 그리고 테리우스가 즐거운 한 때를 보내게 되죠. 방학이 끝나고 돌아온 성바오로 학원에서 아프리카에 있다는 알버트의 편지를 받는 캔디와 테리우스의 좋은 시절도 잠시. 테리우스를 좋아하는 이라이자의 농간으로 헛간에서 만나게 된 테리우스와 캔디. 곧이어 들이닥친 원장님과 이라이자 일당. 테리우스는 캔디 대신에 스스로 퇴학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캔디에게 하고 싶은 일이 있어 미국으로 가겠다며 어디에서든 행복을 빌겠다는 편지를 남기고 학교를 떠납니다. 겨우 일주일 근신으로 독방에서 풀려난 캔디는 그 편지를 읽고서는 항구로 찾아가 미국으로 떠나는 배를 향해 울면서 테리우스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게 됩니다. 헤어지고 나서야 그 빈자리를 통해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을 살면서 겪기도 합니다. 아프리카에 간 알버트, 미국으로 간 테리우스. 캔디는 떠나는 배를 보면서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도 자신의 길을 찾고 싶다고. 그 때 그녀의 옆에 있던 한 어르신이 이렇게 말합니다. 그 말은 제게도 참 오랫동안 남는 말이 되었습니다.
인생에는 이별이 따르기 마련이야. 살아있으면 또 만날 수 있어. 틀림없이.
살아가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친구, 연인이라는 이름표를 가지고 만났고 헤어졌습니다. 그 때마다 떠올렸던 말입니다. 그렇게 4권이 끝이 납니다.
5권 시작에서 캔디가 성바오로 학원을 떠난 것을 알게 됩니다. 아드레이가의 윌리엄할아버지의 수행원인 조르쥬는 학원장에게 캔디를 발견하는 즉시 알려달라며 현금을 함께 보냅니다. 그녀가 아드레이가로부터 아무런 금전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학교를 나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대 초반까지 다시 <캔디 캔디>를 읽을 때 5권은 건너뛰었습니다. 캔디는 왜 학교를 스스로 나와서 이렇게 고생을 할까 싶어서요. 시간이 흐르면서 이 과정을 통해 캔디가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인지를 알아내는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캔디는 아내를 잃고 아이 셋을 키우며 홀로 사는 카슨씨가 모는 마차에 몰래 올라타서 그의 집에 도착합니다. 돈이 없는 그녀는 자신을 병아리 간호원이라 소개하며 카슨씨의 아픈 막내딸 수지를 지극 정성으로 간호합니다. 카슨씨는 여행 중인 그녀가 아이들과 더 정이 드는 것을 염려하여 사례금을 주지만 캔디는 괜찮다며 거절합니다. 그리고는 카슨씨 집을 나와 카슨씨가 알려준 항구에서 일을 하는 재스킨을 찾아갑니다. 돈이 없는 캔디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방법은 밀항뿐. 몰래 탄 배 화물칸에서 그는 동갑내기이자 선원이 되고 싶어 배에 몰래 탄 쿠키를 만나게 됩니다. 배고파서 음식을 가지러나갔다가 들킨 쿠키는 선원들에게 걸려 바다에 던져지게 되고 그런 쿠키를 빨리 구해달라며 캔디는 쿠키의 간호를 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병아리 간호원이라며 자신을 소개하면서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선장님은 다행히 쿠키가 아는 선장님. 쿠키는 선장님은 호화 여객선 선장님이셨는데 어떻게 이 작은 배에 계시냐 말했고 선장님은 쿠키에게 배를 차별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자신은 돌아가신 쿠키의 아버지처럼 배의 크기와 상관없이 배를 좋아한다는 말씀을 주십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야에 있다면 그 곳이 크던 작던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미국에 도착한 캔디는 그녀의 정겨운 집인 포니의 집으로 갑니다. 테리우스가 왔던 것을 알게 된 캔디는 포니의 집에 들어가자마자 테리우스를 찾습니다. 그러나 그가 이미 떠난지 좀 되었고 포니의 동산을 거닐고 돌아가겠다는 말을 남겼단 말에 단숨에 포니의 동산으로 가고 아무도 없는 포니의 동산에서 테리우스를 그리며 웁니다. 캔디는 울음을 참지 않습니다.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건강한 일인지 이제 우리는 압니다. 포니선생님과 레인선생님은 들어오자마자 자신들이 아닌 테리우스를 찾는 그녀가 이제는 어린이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간호원이 되고 싶다는 캔디에게 포니선생님은 메리제인 간호학교에서 일하면서 배울 수 있다며 자신의 오랜 친구인 교장에게 추천장을 써줍니다. 포니의 집에서 세시간 마차를 타고 도착한 분주한 도시에서 길을 걷다 마차에 치일뻔한 할머니를 구하지만 캔디는 할머니로부터 진찰 시간에 늦을 뻔했다는 투덜거림을 듣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셉 병원에 자리한 메리제인 간호학교까지 가는 길이 같기에 캔디는 할머니를 부축해서야 알게 됩니다. 이 할머니가 메리제인 간호학교의 교장선생님이라는 것을요. 포니가 덜렁이를 보냈다며 모범적인 프라니를 기숙사 한 방에 배정합니다. 규칙을 준수하고 정확한 프라니는 건물 곳곳을 보여주고 기숙사 방으로 안내하고서는 자신에게는 용건이 없을 때는 말을 걸지 말아달라고 합니다. 간호학교 학생으로의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 즈음 우동생 프라니도 감당하기 힘든 특실 환자에 대해 듣게 되고 그를 윌리엄 할아버님으로 오해한 캔디는 자신이 그 환자를 맡겠다며 자진합니다. 그러나 그는 윌리엄 맥래거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사람이었고 캔디는 그의 잦은 변덕을 맞춰주며 그가 가족인 미나를 보고싶어한다는 사실에 그의 집으로 향합니다. 반려견이었던 미나를 몰래 병원으로 데려와 맥래거씨와 만나게합니다. 미나를 보고 활기를 찾은 맥래거씨의 휠체어를 밀며 꽃잎이 떨어지는 녹음이 짙은 정원을 즐깁니다. 그리고 조금 졸리다는 말과 함께 맥래거씨는 편안히 눈을 감고 세상을 떠납니다. 그렇게 또 이별을, 헤어짐을 슬퍼하기보다 만났음에 감사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물론 그걸 알지만 우리처럼 더 이상의 이별을 겪고 싶지 않다고 울며 생각하는 캔디입니다.
맥래거씨가 세상을 떠나고 이제는 어엿한 간호학교 학생으로 병원생활에 익숙해집니다. 영국이 언제 전쟁에 휘말리지 모르기에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스테아는 열기구를 타고, 아치는 자동차를 타고 캔디를 보러 옵니다. 그리고 캔디는 우연히 신문에서 브로드웨이에서 떠오르는 신인배우 테리우스에 대한 기사를 보고 잠시 추억에 잠깁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 포고를 하며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시카고로 파견근무를 하러 간 캔디는 아치, 스테아, 앤과 함께 아드레이가의 본가에 방문하여 반갑지 않은 이라이자, 니일을 만나게 되고 큰할머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아드레이가의 양녀가 간호원 견습생인 것이 못 마땅한 큰할머님께 윌리엄할아버지는 어디에 계시냐 여쭙지만 할머니는 모른다고 말하며 나가라고 합니다. 어렸을 적 안소니, 스테아, 아치가 시간을 보냈던 작은 오두막에서 잠시 하늘을 바라보는 스테아. 오랜만에 애니와 함께 한 방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 산책을 하다 이라이자를 통해서 테리우스가 있는 극단이 시카고에 온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녀가 테리우스와 만나기를 도와주겠다는 아치와 스테아.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앤은 속으로 생각합니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즐겁기만 하지 않다는 걸. 어쩌면 괴로운 괴로운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르기에 작은 행복이라도 소중하게 해야한다고 말이죠. 오랫동안 아치를 좋아했던 그녀가 한 이 말이 좋은 잔향으로 제게 남았습니다. 테리우스의 공연이 있는 날 야근에 걸리지만 어떻게든 만나고싶은 마음에 병원을 나와 극장으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큰할머니는 공연장 객석에 캔디가 착석하는 꼴을 볼 수 없다며 내 쫓고 캔디는 공연관계자의 사다리에 매달려 무대 위의 테리우스를 보게 됩니다. 공연이 끝난 후 무수한 인파에 파묻혀 결국 테리우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상대배우 수잔나와 마차를 타고 떠나는 테리우스를 바라볼 수밖에 없던 캔디. 파티장에서 캔디가 시카고에 있음을 알게된 테리우스는 곧장 그녀가 일하는 병원으로 찾아가지만 캔디를 만나지 못합니다. 이라이자가 했던 테리우스는 수잔나와 사귄다는 말을 확인하고자 테리우스의 극단이 머무는 곳으로 찾아간 캔디. 그녀를 반긴 건 수잔나였습니다. 테리우스는 지금 피곤하다는 말에 그가 피곤하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고 죄송하다고 훌륭한 배우가 되어주시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합니다. 야근을 빼먹은 캔디는 동료 간호사들로부터 신임을 잃고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합니다.
병원 정원에서 테리우스가 남긴 쪽지를 받자마자 캔디는 병원을 뛰쳐나갑니다. 시카고를 떠나는 기차 난간에서 혹시 캔디가 나타나지않을까 기다리던 테리우스를 아주 잠깐 스치듯 보게 됩니다. 생각했던 대로 백의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하는 테리우스. 캔디라는 사람이 어떤 일을 하던 잘 할 거라 믿고 응원하는 마음이 느껴지던 순간이었습니다. 일을 하다가도 다 뿌리치고 사랑을 향해 돌진하는 캔디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랑이 내 삶을 흔들정도로 강해서 맹목적이었던 때를 말이죠. 돌아온 병원에서 간호견습생 중 한 명을 전쟁 중인 유럽에 종군 간호원으로 파견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종군간호원으로 지원하게 되면 소중한 친구들, 알버트, 테리우스를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던 중 프라니가 자원합니다. 가족이 없는 자신이 종군간호사에 더 적합하다며 자신으로 바꿔달라는 말에 프라니는 자신이 종군간호사가 된다고 해도 걱정해줄 가족이 아니라고 자신은 각오를 했다며 전쟁은 감상따위로 가는 곳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가족사까지 말하게 된 프라니를 보며 캔디는 마음 속으로 프라니가 간호사로서의 자질을 인정합니다. 담당하게 헤어지는 프라니와 캔디. 프라니는 떠나는 마차 안에서 캔디의 쾌활함, 순진함을 좋아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좋은 간호사가 될 거라 속으로 되내입니다. 포니의 집에 편지를 쓰고, 테리우스의 편지를 읽으며 기뻐하던 순간 병원은 스파이로 오해받는 환자가 실려오면서 어우선해집니다. 그리고 캔디는 머리를 다쳐 들것에 실려가는 그 사람 곁을 지키는 스컹크 푸페를 보며 그가 안소니가 죽었을 때부터 힘들 때 늘 큰 힘이 되어준 알버트임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