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마감병'
일해야 하는데 깜빡, 잠이 들었다. 요즘은 늘 이런 식으로 시간을 놓친다. 하루가 상당히 비효율적으로 지나간다. 마음이 급해져 밤새 일하고 나면 다음날 종일 잠이 쏟아진다. 종일 잤다는 죄책감에 다시 밤새 일하고, 그다음 날엔 다시 잠에 빠지고를 반복한다.
평소에는 규칙적으로 잘 살다가도 번역 마감일만 다가오면 패턴이 무너진다. 한 번 무너진 패턴은 마감일이 지나기 전까지 되돌리기 어렵다.
마감일을 앞두고 3~4주 전, 짧게는 보름 남짓의 이 시간을 나는 '지옥의 레이스'라 부른다. 일종의 '마감병'인데, 다른 번역가들은 뭐라고 부를지 모르겠다. 어쨌든 8월 마감을 앞두고, 지옥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제발 무사히 지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