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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멜리아 Nov 12. 2017

Home, Sweet Home:
'집'으로 돌아가자.

여행을 앞둔 너에게 #3: '심리적 안정'에 대하여

우리는 문득, 너무너무 지칠 때가 있어.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는 다르게, 정말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가 온단 말이지. 

특히 여행을 하게 되면 일상이 돌발상황으로 가득 차게 되거든. 내 경우에는 조금의 길치 기질이 있어서 자주 길을 잃어버리곤 했는데, 그렇게 헤매다가 보물같은 곳을 발견하게 되기도 했지만 대개의 경우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되거든. 또, 몇 초 방심한 사이에 소매치기를 당해서 정말 어쩔 줄을 모르게 되었던 때도 있었고.

이렇게 지쳤을 때, 빠르게 원래의 컨디션을 회복해야 그 다음의 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게 되지.

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평소 지쳤을 때 가는 곳이 어디일까? 

바로 집이지, 집. 너무나도 좋은 곳으로 여행을 하고 돌아와도, 집에 오면 '역시 집이 최고지!'하는 말이 나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어?

사실 집 만큼이나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곳이 없잖아. 그 아무리 아늑한 카페도 내 옆으로 낯선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어쨌든 집이 아닌 곳에서는 우리가 긴장감을 완전히 놓기가 힘이 들지. 

아니 어쩌면, '집'이라는 것이 물리적인 집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곳을 표현한 걸지도 몰라. <꺼내들어요> 라는 노래의 가사 중에서,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을 거야'라는 가사가 괜히 나온 게 아니겠지.


아무튼,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비법이란다.

이렇게 지칠 때에는, 네가 집이라고 생각할 만한 편안함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몇 가지 장치들이 필요해.


몇 달 전에 영화 <인턴(2015)>을 보았는데, 거기에 이런 장면이 나와.

영화 <인턴(2015)> 중에서.


출장 가서 묵고 있던 호텔에서 화재 경보가 울려서 호텔 밖으로 나와있는데, 

호텔 내에 구비되어 있는 가운을 입고 나온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벤(로버트 드 니로)은 자신의 가운을 입고 있었어. 자기가 집에서 입던 그 가운을 말이야.


이렇게 내가 평소 입던 옷,

내가 뿌리던 향수 또는 섬유유연제의 향기,

잠자기 전에 듣던 자장가,

즐겨 마시던 차가 있다면 그것도 좋고.

이런 사소한 것들은 네가 집에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어서, 순식간에 심리적 안정을 찾게 만들어주지.

너를 '집'으로 데려가는 도구들을 몇 가지 준비하렴.


꼭 물건이 아니어도 괜찮아. 

일상에서도 네가 매일 하는 것들을 하나의 '의식'으로 만들어두는 것도 나름대로 효과가 있더라고.

집에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손을 씻고 화장을 지우는 것, 더 구체적으로는 화장을 지우는 순서를 정해두고 그대로 하는 것이라든지, 저녁에 샤워하러 가기 직전에 핸드폰을 충전기에 연결해두었다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마자 음악을 틀어두고 로션을 바르는 것, 자기 전에 특정 스트레칭을 하는 것과 같이 아주 사소한 행동도 너를 '집'으로 데려가는 도구가 될 수 있어.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알려져있는 것들은 중요치 않아. 

너에게 가장 안정감을 주는 향기와, 촉감과, 음악과, 행동을 찾아야 해.

내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이 편안하다 했던 향초들을 사용하면 오히려 속이 답답해져서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평소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으라고 했던 예전의 편지처럼, 그 누구도 아닌 네 마음에 드는 것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해.




내가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어.

그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잘 돌아보고 관리해주는 것이지.

바로 해탈할 듯, 어떤 외부 자극에도 감정을 느끼지 않는 안정적인 상태의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야. 감정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하지만 그 감정을 세련된 방법으로 표현하거나 분출하는 것, 그리고 내가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고 싶을 때에 그 방법을 아는 것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꽤나 최근까지 나도 화가 나면 그걸 바로 표출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마음에 쌓아두는 것들이 없어서 그부분에 대한 스트레스는 적었지만, 한편으로는 '화'라는 감정이 주체가 안 되어서 나중에 보면 '아차' 싶은 말도 내뱉기도 하고 그랬지.

그리고 평소 그렇게 슬퍼하거나 우울한 편이 아니라서, 한 번 슬픈 일이 생기거나 문득 우울한 감정이 들 때면 그 속에 빠져서 허우적대느라 아무것도 못하게 될 때도 있었고.

치밀어 오르는 화를 계속해서 주체하지 못하고, 우울함 속에서 허우적대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나는 돌아보았을 때 후회하게 되는 시간이 길어지지 않을까 싶어.


꼭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평소에도,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을 때 가장 잘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감정에 고립될 때, 또는 그로 인해 지쳤을 때, 너를 가장 빨리 안정적인 상태로 돌려줄 수 있는 것들을 곁에 두고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해보렴.


일상을 살아가든, 특별한 곳을 여행하든,

네가 최상의 상태에 있어야만 모든 경험을 네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럼- 

이만 마칠게.


Cover Photo by Anthony Tr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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