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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May 04. 2021

4월의 독서기록


사용자 마음을 움직이는 UX디자인의 힘 - 김동후

정말 오랜만에 읽은 전공 관련 책.

여기저기서 많이 뵌 이름이라 반가운 마음에 구입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주니어나 신입에게 더 좋을 내용이 많았지만, 그동안 실무에 치여서 놓쳤던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 책이랄까. 리프레시가 되기도 하고, 팀원들이랑 해보고 싶은업무가 생기기도 했다.

특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무뎌진 감각에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는 힘’이라고 표현한 게 신선하고 참 좋았다. 요즘 좋은 UX관련 책이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웠는데, 간만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문제 해결사’라는 특징으로만 보면 UX디자이너는 컨설턴트에 가깝다.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올바른 경험을 디자인해주는 역할이다. 본질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에 있다.
디자인은 근본적으로 상업적인 속성을 담고 있다. 상품으로서의 가치 또한 중요하다. 상품성이 있는 제품의 형태로 완성해야 한다.
일상에서도 그 사용성을 다시 고민해 볼 만한 제품들이 많다. 그 모든 것들을 경험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보면 달리 보일 수 있다.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건 사람을 탐색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단순 조사가 아니라 탐구의 수준으로 넘어가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욕구를 찾는 일. 혁신 포인트를 발굴하기 위한 중요한 지점이다.
개선을 위한 개선은 지양하자. 형식적인 구색 맞추기에 연연하지 말자. 과격한 진화보다는 본질을 지키면서 혁신을 이루는 것이 진짜 경험 디자인의 멋이다.
사용자가 평상시에 느끼지 못했던 과업을 줄이는 일은 제품의 사용 경험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친다.
날 선 전략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디자인 전략을 받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고생해서 전략을 짜내는 입장이 아닌, 전략을 받아 보는 사람의 입장.
경험 디자인이란 사용자가 서비스를 마주하게 되는 순간부터 사용을 종료하는 시점까지의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다. 더 넓게 보면 서비스의 존재를 알게 되는 순간부터 폐기하는 순간까지의 경험을 의미할 수도 있다. 당장 눈앞에 보리는 경험만이 아니라 전후 맥락까지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규칙없음 - 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

올해의 열번째 책이자,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규칙없음’.

넷플릭스의 조직문화에 관련된 책이었는데 문화적인 차이도 그랬고 조직문화가 어떻게 서비스의 성격에 반영됐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래도 어떻게 조직원들과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고 자율성을 줌으로써 책임감을 강화하는 지 등 넷플릭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팀원들에게 난 어떻게 피드백을 주고 있고 업무 효율을 높여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팀에 대한 운영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까지 이어지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듯 하다. 책 자체에 대한 내용이 좋다고 추천하기보다는 조직 운영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독서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어떤 분들은 넷플릭스 자체에 대한 자부심 가득했던 책이었다는 이야기도 하셨고, 국내 기업에 적용하기 쉬운 내용들일까 라는 언급에 전반적으로 불가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다양한 조직의 이야기, 그리고 각자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시간이었다.


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피드백은 받는 사람의 행동이 변화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재능 있고 협동심이 강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다.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모든 직원이 뛰어나면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가 의욕을 불어넣어 성과는 수직으로 상승한다.
실수 효과는 똑같은 실수를 저질러도 평소 인상이 좋았던 사람에겐 그 실수가 오히려 그 사람의 매력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반면, 그 반대인 사람에겐 가뜩이나 좋지 않았던 인상이 더욱 안 좋아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실수를 공개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유능함부터 입증하고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자신이 세운 계획에 대한 권한을 가질수록, 사람들은 더욱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를 품게 된다.
리더십의 방향을 선택하기 전, 두 번째 던져야 할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1차 목표가 오류 방지인가, 혁신인가?’
부하직원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을 때 나무라지 말라. 대신 맥락을 제대로 짚어주지 않았는지 자문해 보라.
재즈는 개인의 자발성을 강조한다. 연주자는 음악의 전체 구조를 알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즉흥적으로 흐름에서 벗어나 혼자 흥에 겨워 연주할 자유가 있으며, 이로써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음악을 창조해 낸다.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무루

올해 열한번째로 읽은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최근 읽었던 책 중에 베스트 안에 들만큼 좋았던 책이었다.

읽으면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떠올랐다.

요즘 나이가 들면서 주변에서 모두 결혼하고 애가 생기고 하면서 혼자 남는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게 막연하기도, 두렵기도, 슬플 때도 있었는데 자기 위안이지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 먼저 좋은 사람이 되자고, 작가처럼 흘러가는 것, 내 힘으로 되지 않는 것들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참 좋겠다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이 드는 것을, 좀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내가 되어야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상처도 후회도 없다. 그러나 성장도 없다. 성장은 언제나 균열과 틈, 변수와 모험들 사이에서 생겨난다.
간극을 메우고 틈을 좁히고 서로 어긋난 것들 속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안에야 비로소 우리는 조금 자랄 수 있다.
아이들은 태어나기로 결심했다. 자신을 둘러싼 울타리를 수없이 넘나들며 어떤 것은 허물거나 새로 짓기도 하면서 자기만의 지도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그 속에서 수많은 '선택의 가능성'들을 발견하며 조금씩 자신을 완성해 나가게 될 것이다.
아이를 단속하는 어른의 말들 대부분은 불안에서 기인한다. 아이의 인생에 내재된 불행의 가능성은 부모의 가장 큰 약점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단단히 울타리를 쳐도 부모의 마음에는 늘 얼마의 불안이 있고 불안은 마음을 위축시킨다. 변수나 모험, 판타지가 느긋하게 끼어들 틈이 없다.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경험,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 순수한 몰입, 외부의 반응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이것이 삽질의 조건이다. 실컷 빠져들 만큼 재밌다는 점이 놀이하고도 닮았다. 이게 얼마나 재미잇는지는 직접 해봐야 안다.
세상 끝은 어딜까. 지도상의 가장 먼 곳은 아닐 것이다. 세상 끝에는 타인들이 있다. 타인의 마음에 닿는 일이야말로 어쩌면 세상 가장 먼 곳까지 가보는 일이다.
관계에 의존하고 감정을 과장하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사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며 타인을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하는 사람들. 못 돼먹은 인간에게 뒤통수를 맞아도 그 불운의 책임에는 안목 없는 내 탓이 얼마쯤 잇께 마련이고, 지금 이 사람이 내 영혼의 짝인 것 같아도 모든 것은 변한다.
타인은 내가 모르는 낯선 세계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세계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이방인들이다. 그리고 끝내 닿을 수 없는 섬들이다.
경험은 한 번도 열어보지 못한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때마다 세계가 한 칸씩 넓어진다. 새로 문이 열리면 세계의 모양도 크기도 달라진다. 열리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세계.
우리가 믿고, 사랑하고, 그래서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할 것들은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이다.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 것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믿는 마음이란 실체와 효용, 현실과 확산을 넘어서는 지점에 있다. 유연한 사고와 타인에 대한 공감 역시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질 터다.
책을 읽는다는 건 작가의 세계 위에 내 세계를 겹쳐보는 일이다. 어떤 이야기도 읽는 이의 세계를 넘어서지는 못 한다. 내가 읽은 모든 이야기는 언제나 그때의 나만큼만 읽혔다. 한 사람이 지나는 삶의 시기마다 같은 이야기도 다르게 읽힌다.
가장 좋은 상태가 되도록 애쓰는 것보다 어쩌면 지금 여기에 잘 어울리는 상태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한계를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삶의 지혜는 아닐까.
내가 먹고 입고 쓰는 것들은 곧 나다. 그것들은 내 삶의 문장에서 명사가 된다.




인디펜던트 워커

올해 팀 목표를 세워야할 시기가 돌아왔다. 그래서인지 자꾸 이런 자극을 주는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다.

회사에서 의미있는 일을 찾는다는 게 어불성설이라 느끼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우리 팀은 안 그랬으면 하는 바램에서 읽었는데 꽤 재밌게 읽었다.

얼마전 직업을 빼고 나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머뭇거렸던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독서는 일과 나의 삶, 일 외의 나의 삶에 대한 고민까지 빈 틈을 꽉꽉 채워준 책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감상평을 써놓고 보니 결론이 뒤죽박죽인 듯 하네. 그래서 올해는... 팀 운영을 좀더 잘해보고 싶다는 것.


하루 중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만큼, 내 삶의 목적이나 방향성에 부합하는 회사를 찾으려 노력했다. 기준은 크게 두가지로 사람, 나의 성장 가능성이다.
설득하면서 훨씬 많이, 치열하게 고민한 과정이 스스로의 전문성을 다지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이게 왜 좋은지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더 많이 성장했다.
회사에 있는 시간도 모두 나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다. 모든 것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에, 시간 대비 많은 것을 쌓을 수 있었다.
내가 나에게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싶은가에 대해서. 그 질문에 대한 답들이 삶 전반에 통합돼 있으면 사람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건 사실은 이 일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다. 인생엔 다른 중요한 것들도 많으니까. 그것보다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언제든 다르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조직의 건강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조직 분위기를 바꾸는 경험을 해보니, 건강한 조직이 얼마나 팀에 시너지를 주는지 알게 됐다.





4월엔 코로나로 인한 반강제적 방콕으로 독서를 꽤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조직 운영에 대한 고민, 일에 대한 나 자신의 생각 정리도 필요해서 유사한 책도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이전에 친구가 한번 그런말을 한 적이 있었다.

왜 매번, 주변에 참 멋있는 사람이 있다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동경하기만 하냐고.

좀더 다른 사람들보다 내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들어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해서, 당분간은 4월에 읽었던 유사한 책은 피해보기로 했다.

5월엔 또 어떤 책들로 가득찬 한 달이 될지, 기대가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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