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인드박 Jan 05. 2023

그와 그녀의 연애

단편 소설-1. 냄새

학생, 혹시 범죄심리학 공부할 생각 없어요? 얼굴에 어둠이 있는 게, 탐나는 얼굴인데 말이야.
 

'질문을 하지 말걸..'

단상 뒤에 기다리던 여학생들 키득키득 웃었다. 


  중 나던 프로파일러에 대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다가 수님께 강제 영입당할 뻔했던 것이다.


강력사건이 났다 하면 뉴스에 자주 나오는 미란 교수 당시에는 젊은  강사다. 직 남아있는 그녀의  사투리 강력범죄 하던 강의 양념이 되어 학생들에게 기였다.


정할 것은 교수님예리한 눈이었다. 도현, 190cm에 85kg, 조폭 행동대장 정도  이 학생은, 여느 생기발랄한 대학  아니었다.


  밑에 끓는 노와 머리 위에는 따라다니는 어두 먹구름 둘러싸인 범상치 않은 신입생이었다.


아버지가... 사고가 났다는구나.


도현이 가하자 엄마가 사색이 되어 했다. 애써 건조하게 했지만 엄마의 입술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날은 가 대학 비소집에 다녀오던 이었다. 험생활을 마무리하고 대학 부풀 그날은 악몽으로 변했다.


아버지가 운전한 트럭은 길에 미끄러지며 3중 추돌사고를 냈다. 


사망사람은 없었지만, 연쇄추돌 인한 피해보상남았다. 아버지 험이  트럭을 운전한 것이었. 


아버지는 중환자실에, 어머니는 사고수습에 동분서주했다.


도현등록금  친척 당숙어른께 빌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전화기 앞에 무릎을  연신 고개숙이는 모습을 도현은 지켜볼 뿐이었다.


3번의 큰 수술을 한 아버지 행히 목숨은 건졌. 하, 수술 병원비가 문제였다. 엄마와 누나가 공장에서  주말 부업까지 뛰어야 했다.


선생님 오늘까지만 나와주세요.
애 성적이 오르지를 않으니까요.


학부모님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과외선생으로 도현에게는 으로 부끄러운 이었다.


"어머님, 죄송합니다."


도현마가 그랬던 것처럼 연신 개를 숙였다. 가르쳐본 적 없는 초짜선생에게 현실은 냉혹했다.


'괜한 민폐를 쳤구나.'

도현은 그 뒤로 다시 과외를 알아보지 않았다.


그래도 면접인데 그 모자는 벗어라.


작은 키에 창백한 얼굴, 두꺼운 안경을 낀 사서가 말했다. 도서관 알바모집 공고를 본 도현 접을 보고 있었다. 작은 야구모자를 눌러쓴 학생과 도현 두 명이 앉아있었다.


"네... 죄송합니다."

잠깐 멈칫한 남생이 수줍게 야구모자를 벗다.

앞머리휑한 M자 탈모가 보였다.


"뭐야 1학년 맞아? 재수 아니 삼수생이지?"


"아닌데요. 저 현역인데요. 19살이에요"


사서는 당황한 듯 둘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 다 1학년, 도서관에 덩치 있고 힘쓰는 애가 필요하니  합격이고, 그리고... 탈모... 넌 불쌍하니 그래 합격 준다." 


합격했지만 둘 다 그리 기쁘지만은 않았다. 문헌정보 졸업생이라는 선배 라떼 이야기가 30분간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어휴-힘들어, 고막에서 피나는 알았어. 지가 선배면 선배지 왜 초면부터 반말이야."

도서관을 나온 뒤 남자는 도현을 가로막았다.


"근데 저기 이거 비밀이다,  머리말야."


"걱정 마-나 친구 없으니까."


도현이 내뱉은 말에 남자가 갑자기 대며 웃었다.


"맞지,  딱 보고 감 왔잖아. 아싸의 기운 말이야."


"그래도 우리 같은 신입생끼리 잘해보자."


안동 고향이라 안동이 린 그 친구 의외로 쾌활한 법학 신입생이었다.  전공다는 동아리, 학보사 수습기자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했다.


나 고시원에서 3일도 안 잤거든.
 너 반 나 반 내자.

안동이 도현에게 말했다.

"너 안산에서 신촌까지 다니기 힘들잖아?"

자신은 학보사에서 먹고 자고 자니 거의 혼자 사는 거라며 어필했다.


"그리고 중요한 거, 밥이 공짜로 제공된다고.!"

도현은 그게 마음에 들었다.

"좋아"


로얄시원

규칙에 1실 2명 동거는 안 되는 일이었지만, 안동은 향우회  총무형을 구워삶았다. 


"보는 눈들이 있으니까 저녁에 조용히 들어와 쥐 죽은 듯 지내라고."

"네 형-"


도현은 공강시간에는 도서관 알바를, 수업이 마친 저녁에는 주유소 알바 갔다. 종종 전단지 알바를 파트타임으로 하기도 했다.


만 자고, 학교 가기에는 학교 앞  고시원은 딱 맞는 숙소였다.


그렇게 1.5평 시원에서 안동과 도현의 동거가 시작었다.


문제는 잠자리였다. 덩치가 큰 도현이 ㄱ자, 안동이 자로 포개서 ㅁ형태로 자는 게 최선이었다. 


지만 누우면 바로 잠들었다. 

가끔 도현발이나 팔, 때론 머리가 고시원 문밖 로 튀어나 때만 빼고 말이다.


어두운 고시원 통로에 나온 도현의 팔, 다리가 누군가에게 밟히거나 머리가 채이기도 했다.


그래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도현은 다시 문을 닫고 잠을 청했다.


 어 근데 어디서 냄새나지 않아요? 이거 휘발유 냄새인가?

사회심리학 강사 실에 들러오자마자 말했다. 냄새에 민감한 여강사인 줄 모르고 현이 문 앞자리에 앉은 것이 화근이었다.


교수님이 뒤돌아 빔프로젝터를 조정하는 사이 도현은 가방을 가슴에 움켜주고 강의실을 나왔다. 


'다음에는 옷싹 갈아입고 와야겠다.'


그날 현은 전단지 알바를 하는 날이었다. 학교 어학당에서 전단지 뭉치를 챙겨 학교 정문 에서 섰다.


교내 영어프로그램 전단지 묶음두고 도현은 이어폰을 끼었다.


라디오헤드, <Creep> 선택해 플레이, 반복을 눌렀다.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 here?
I don't belong here


신호등이 바뀌고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전단지를 돌리기 시작했다.


가끔 도현 앞에서 던지듯 버리는 사람들. 그는 개의치 않다.


But I'm a creep
I'm a weirdo


저 그날 분량을  뿐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전단지를 았다.

여학생이였다.

긴 머리에 하얀 피부를 가진.


노래가 귀에 퍼져 울렸다.


You're just like an angel
Your skin makes me cry
You float like a feather
In a beautiful world


그녀 전단지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올려보는 그녀의  .

맑고 빛나는 눈동자였다.


귀에 퍼지는 음악었다.

I wish I was special
You're so fuckin' special.


여자가 귀를 가리켰다.

헤드폰을 빼라는 신호였다.


"저기, 왜 그냥 나갔어? 그 수업시간에"

"......?"


"사회심리학 수업."

도현전단지를  서 있는 여자 보았다. 


"도를 믿으세요 그런 거..?"

도현이 뻗은 말은 그거였다.


"하하하 너 재밌는 애구나."


난생처음 먼저 말을 거는 여자.

 앞에 도현기뻤다.


펑-펑-


만이 서 있던 학교 정문.


정문 옆 공갈호떡 트럭에서 팡파르가 터져 나왔다.


펑-펑-

(출처-픽사베이)


그녀는 외교관 자녀 기숙사에서 부리나케 버스에 탔다. 엄마의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대학교 예비소집일늦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어느새 그녀는 버스 안에서 졸고 있었다. 아직 시차가 적응되지 않은 탓이었다.


따뜻한 버스 뒷좌석, 어느샌가 그녀는 툭툭 버스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히며 헤드뱅잉을 하고 있었다.


머리에 아픔이 느껴졌지만 그것도 넘어갈 만큼 눈꺼풀이 무거워 이상 뜰 수 없었다.


어느새 꽉 찬 버스는 신촌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따뜻하다.

온기를 느꼈다. 따뜻한 사람의 손

유리창에 걸쳐진 그 손을 베고 그녀는 잠이 들었다.

마치 누워있는 듯, 이불을 덮은 듯 따뜻했다.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삑----"

벨소리에 듣고 깬 그녀. 그녀 코에 흐미한 휘발유의 냄새가 났다.


살짝 뜬 그녀의 눈에 크고 두꺼운 큰 손이 보였다.


뒷좌석으로 사라진 손에 녀는 민망함이 몰려왔다. 산발이 된 긴 머리를 정돈한 그녀가 고개를 세웠다.


런던에서 서울까지 9시간 거리처럼 짧지만 긴 시간이 지난 듯했다. 대학교 앞에 버스가 섰을 때 그녀는 신경을 곤두세웠다.


'뒷자리 손, 누구일까?'

쳐다보고 싶지만 민망함에 차마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이 다가오자 그녀는 내릴 준비를 했다.


큰 키에 두꺼운 몸을 한 남자가 그녀 뒤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쟤구나'


그는 그녀가 내린 곳에 같이 내렸다.

학교로 가는 횡단보도에 선 것을 보니 같음 학교 학생임이 분명했다.


횡단보도에 불이 바꾸자 모든 사람들이 뒤섞였다. 인파 속에서 그녀는 그를 잃어버렸다.


'보지 못했어. 얼굴.'


그렇게 잊고 지내던 그녀에게 강의실에서 비슷한 냄새가 스치듯 난 건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를 지나치는 큰 남자.


'쟤다.'


그를 따라 강의실을 나온 건 그녀 본인도 신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2편에 계속>


작가의 이전글 열정 없는 이차장, 사장되다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