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선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무례하게 구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그것이 무례한 언행이라는 것을 모르는채 그러는 사람들도 있고 뻔히 알면서도 '그래봤자 네 친절한 얼굴로 화 내면 얼마나 낼건데?' 의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그러는 사람들도 있다.
전자건 후자건
무례한 사람에겐 오싹할 만큼의 정색이나 냉정함을 보여줄 수 밖에 없다.
그럴땐 굉장히 비장한 기분이다.
옛날 이야기 중에 그런게 있었다.
그 얼굴을 한 번 보면 너무 무서워
사람이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는 괴수가
가면을 쓰고 선량하게 살아가는데
그가 얼마나 무서운 괴수인지도 모르고 자꾸 그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정말 하는 수 없이 딱 한 번 그 얼굴을 보여주면 그는 죽고 만다.
뭐 그런 기분이랄까.
보여준 순간 더이상의 관계의 진전은 없을텐데
거기서 죽어버리고 마는건데도 자꾸만.
반대로 너무 선을 잘 지켜서 도저히
그 이상을 넘어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격의 없음과 무례함의 경계를 잘 지켜서 그 선을 넘어보고 싶지만 선을 넘었을 때의 반응이 두려워
머뭇머뭇 맴돌게 되는 그런 예의바르고 아름다운 이웃같은 그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