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나를 만나는 시간

by Jennie



명상, 나를 만나는 시간

어느 날 지친 하루 끝에 문득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나는 늘 무언가를 쫓고 있었다. 일,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 과거의 후회까지. 내 마음은 늘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었지만 정작 ‘지금 여기’에 머무르는 법을 잊고 있었다.

명상은 그런 내게 ‘멈춤’의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처음 명상을 시작했을 때 눈을 감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불편할 때도 있었다.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로 가득했고, 조용히 있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많은 잡념이 떠올랐다.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회의감도 때론 들었다. 하지만 매일 10분, 20분씩 꾸준히 시간을 내어 앉아보니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명상은 특별한 기술이나 종교적 신념이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마음의 운동’이다. 내가 집중하는 것은 오직 내 호흡,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감각이다.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느낌, 몸에 닿는 공기의 온도, 앉아 있는 바닥의 감촉. 처음에는 이런 단순한 감각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내 호흡에 귀를 기울이고 몸의 긴장을 알아차리며 내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관찰하는 법을 배웠다.

명상의 가장 큰 힘은 ‘관찰’에 있다. 우리는 평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사실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하지만 명상은 내 마음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게 해준다. ‘아, 지금 내가 불안하구나’, ‘이런 생각이 또 떠오르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순간, 그 감정이나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조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마치 흐르는 강물을 강둑에서 바라보듯 내 마음의 흐름을 지켜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명상을 통해 나는 나 자신과 조금 더 친해졌다. 내 안에 있는 불안, 두려움, 분노, 슬픔 같은 감정도 더 이상 숨기거나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때로는 그 감정들이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내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순간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명상은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다. 아침에 잠깐이라도 명상을 하고 나면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작은 일에 덜 흔들리고 타인의 말이나 시선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무엇보다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게 된다.

명상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나를 만나는 시간이고, 내 삶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조금 더 자신에게 친절해질 수 있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내 안의 나와 마주 앉는다. 즉 ‘지금 여기’에 있다.


@moments_jen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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