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서 온 소파
라떼는 퀴즈 중에 사물을 확대한 사진을 보고 그 정체를 맞추는 게 있었다. 아이가 찍은 건 무엇일까? 정답은 거실에 있는 가죽소파다.
우리 집에는 10년도 훨씬 넘은 가죽소파가 하나 있다. 친정에서 가져온 걸로 가죽갈이도 한 번 했던 거다. 신혼살림을 준비할 당시 가져왔다. 친정에 소파가 2개가 있어서 결혼 전부터 하나를 가져가기로 했었다.
요즘은 보기 힘든, 팔걸이 부분에 나무 장식이 볼록 돌출된 디자인이다. 색도 진갈색으로 요즘 유행과는 거리가 너무 먼 색감이다. 솔직히 집안 인테리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오래된 소파를 가져온다는 게 좋았다. 왠지 친정에서의 추억을 싸온 느낌이었다. (친정에서부터 걸어서 30분이면 닿을 거리에 살면서도 말이다^^;)
결혼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있던 당시, 모든 것이 새것이라 좋기도 하지만 어색했던 때 ‘네가 있어 낯설지 않아’ 위안이 되는 물건이었다.
지금, 소파는 아이의 놀이터다. 아이가 아침에 자고 일어나 안방을 나오면 제일 먼저 향하는 곳, 잠이 덜 깬 상태로 멍~하게 앉아있는 곳이고. '아빠 엄마"를 보는 곳이다. (아이는 아기 상어를 "아빠 엄마"라고 부른다.) 간식을 먹는 곳이자, 엄마랑 아빠랑 나란히 앉아 책을 보는 곳이기도 하다. 추억이 쌓이는 곳이다.
특정 사물에 추억이 쌓인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나에게 행복을 주는 곳, 오래된 소파가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