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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마신토끼 Mar 08. 2021

출근하지 않고 일 하고 싶습니다.

출근하지 않는 아름다운 세상을 원해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저녁

나를 뒷자석에 태우고 운전을 하는 아빠에게 나는 쉬라고 하는 아빠회사가 이해되지 않아 물었다.

돈은 중요하니까. 돈을 많이 벌어야 하니 쉬지 않고 일하는게 맞지 않을까?

왜 쉬게 하는거지? 라며.


지금 생각하면 기함할 소리긴 한다만, 그때의 나는 거기까지 생각하기에는 한 부분만 집착에 가까운

집중공략하는 아주아주 나쁜 습관이 있었다.


" 아빠, 회사에서는 왜 쉬라고 해? 안쉬고 일하면 그만큼 돈 주잖아"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내 말에 쓸데없다는 말 대신 아빠는 내 질문에 나름 친절하게 답해 주셨던것 같다.


" 돈 안줄려고 쉬게 하는거지. 그리고 쉬어야 좋은거야"

"난 안쉴꺼야. 돈 많이 벌꺼거든"


이제 겨우, 14년의 인생을 살아낸 내 입에서 나온 말에 아빠는 웃으면서 이야기 하셨다.


"네 뜻대로 안될껄? 회사에서 억지로 쉬라고 할껄"

"난 끝까지 일한다고 할꺼야!"


의지에 불타며 강하게 아빠에게 이야기 했다.

난! 안쉬고 일해야지!


지금의 회사가 내 이 치기어린시절의 발언을 들었다면,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다! 라며

회사천장을 찍을 정도의 무시무시한 업무량을 던지며 너의 소망을 이뤄줬노라 라고 외치지 않았을까?

그리고 난, 일찍 과로사로 사망했겠지. 그렇게 애정하는 돈을 현세에 두고 말이다.


그렇게 돈에 대한 나름의 애착을 가지고 초,중,고, 대학교를 지나 출퇴근의 지옥을 겪는 직장인이

되자 어릴때 그 샘솟았던 돈에 애착은 자연스럽게 사표로 옮겨갔다.


출근은 하기 싫었고, 일도 하기 싫었다.

부서 사람들은 좋았지만, 이 콱 막힌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게 너무너무 싫었다.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동안 번아웃도 와서 심리상담도 받았었고,

때마침 제주도 한달살기 붐에 합류하고 싶어 어떻게 하면 한달정도 휴가를 받을 수 있을지도 고민했었다.


각종 SNS와 브런치 글을 통해서 접한 디지털 노마드, 회사를 가지 않고도 돈 버는 사람들.

잘 나가는 대기업을 때려치고 세계여행하며 그 이야기로 여러가지를 하는 사람들.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었지만, 그 뒤에 있을 돈의 부재에 자신이 없어서, 내가 접한 디지털 노마드에는

평범한 사무직이 아닌 IT 사람들 투성이라 나는 그 흐름에 합류할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아 보여서

나와는 다른 삶이야..라며  그저 SNS너머로 부러워..부러워...라고 중얼거리며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뜻하지 않게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틈틈히 하고 있는 요즘.

문뜩, 이게 내가 꿈꿨던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아닌가 싶었다.

정신과 체력을 갉아 먹는 출퇴근을 하지 않고도 회사 일을 할 수 있구나

그리고, 회사라는 공간에 갇혀 있지 않아도 되는 구나. 디지털 노마드가 그렇게 멀리 있던건 아니라고.


확진자 숫자가 예전보다 많이 준 요즘.

그 덕택에 재택근무 일도 많이 줄었지만, 간간히 재택 할 때마다

나도,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더 점점 간절해 지고 있다.


굳이 출근을 하지 않아도.

굳이 회사를 나가지 않아도 되는 일을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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