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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타래 May 30. 2020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30일간의 나를 되돌아보는 여정

오늘로 <한달자기발견>이 끝이 난다. 매일 글감이 주어지니까 그거에 대한 생각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큰 실수였다. 평소에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질문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다. 몇몇 질문들은 자신에 대해 고민을 좀 해본 사람이라도 다시 생각하고 고민하고 써도 오래 걸릴 것 같다. 질문의 수준과 깊이 때문에 지난 30일은 꽤 험난한 시간이었다.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예전 글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현재만 보는 사람이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게 중요하고, 과거와 미래는 현재를 잘 살면 저절로 좋아진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만큼 나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고, 그 사실이 언제나 답답했다. '장점이나 단점도 제대로 모르면서, 목표나 가치관도 명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제대로 나아가겠다는거지?'


이번 30일 동안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부수고 답답함을 일부지만 해소할 수 있었다. 나 자신으로 살고 있느냐는 첫 날의 질문으로 시작해 태어난 순간부터 현재까지의 사건을 기록한 '나의 연대기',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정체성을 이루는 것'과 '성공의 의미', 미래를 계획하는 '10년 후의 와의 만남'까지 나 자신의 전체를 훑어 볼 수 있었다. 30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흔치 않다.



나에 대해 30일동안 글을 쓰면 생기는 일


<한달자기발견>을 시작한 이유는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30일이 지난 오늘 그 목표를 조금 달성했다. 나의 단점을 정확하게 알았고 나도 모르게 단점 중 하나를 장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체성과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디딤돌을 놓았고 인생의 목표가 흐릇하지만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되돌아보니 정말 엄청난 결과인 것 같다.


그만큼 힘든 시간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남은 시간에 생각하고 글을 써야 되서 책을 볼 시간이 거의 없었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이 질문으로 나와서 당황스러웠고 당연히 알고 있다 생각한 것을 글로 쓰려고 보니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충격받기도 했다. 다시는 꺼내기 싫었던 기억의 흔적을 들춰보고 토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고통을 통해 나 자신을 좀 더 잘 알 수 있었고, 개념을 새로 정의하거나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끌어주는 리더와 함께 하는 동료들


대부분은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었지만, 이끌어주는 진(眞) 리더님과 함께 하는 동료들이 없었으면 30일 동안 매일 생각하고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참고자료와 함께 예시글을 통해 방향을 잡고 힌트를 준 리더님, 본인의 생각과 때로는 드러내기 힘든 기억들을 기꺼이 공유해주는 동료들 덕분에 나도 힘을 낼 수 있었다. 생각하고 글을 쓰는 시간에 쫓겨 더 자주 대화하지 못한 것과  하필 이번달에 매주 토요일 근무라 라이브에 한 번도 참석을 못한건 너무 아쉽다.



30일간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한달자기발견>이 끝내서 딱 한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다시 열심히 책을 읽고 내용 정리를 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리 좋고 행복한 여행이라도 언젠가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다음 여행을 기대하고 현재라는 일상에서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그 여행이다.


다시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야겠다. 하지만 가끔씩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올 생각이다. 당일치기나 1~2일 정도의 여행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고 더 깊게 생각해 볼 생각이다. 이번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끝이지만 다음 여행을 기대하면서 살아가야겠다.


- 2020년 5월 30일. '비추는' 청타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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