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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 엄지 Sep 12. 2023

남편이 뎅기에 걸렸다 1

인도 병원은 어떠할까

5일째 열이 안 떨어지고 밥을 못 먹더니

결국 남편의 병명이 뎅기열로 밝혀졌다.

(감기인 거 같아 한국에서 처방받은 여러 감기약을 믹스해 준 거 하며, 집에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 마음속으로 구박한 것이 좀 미안해지더라)


나님의 증상 및 현상은,

- (첫 이틀) 밤새 몸살

- (3일째) 저녁식사를 해서인지 체, 설사

- 약 38도의 고열 (약 먹으면서 열 떨어뜨림)

- 식욕감퇴

- 가슴부터 시작하여 온몸으로 퍼지는 발진

- 계속 앓으면서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뎅기 환자가 있는데 뎅기인가? 하더라


뭔가 평소와 다른 증상을 감지하고 일요일 아침에 부산스럽게 응급실을 택한 나의 결정, 칭찬해.

응급실 올 정도는 아닌데, 하며 자꾸 꿍시렁 거리길래 수액이라도 맞으면 괜찮아지잖아 했더니 뎅기라는 말을 듣고는 병상에 누워 가만히 의료자본을 누리더라. 응급실 의사에게 입원이 필수냐고 물어보니 하루 이틀은 꼭 해야 한다고 생명에 위협이라고 한다. (뎅기라는 말에 엄청 놀라니 패닉 되지 말라며...)

여기도 사람 사는 데라 응급실에서 재차 비용을 확인하라며 얘기한다. 간혹 항의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 모습이 거의 트라우마 수준이시다


하루 이틀이면 나아진다고 하는데 입원 이틀째인 지금 발진이 나아지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침에 idle 큰 거 하나 반은 먹었다고 하니 식욕은 조금씩 돌아오는 거 같다.

집에서 병시중 하는 것보다 병간호하는 게 훨씬 나아 우리가 있는 이 병원의 여러 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 canteen구내식당의 아침이 맛있다. 이들리 도사 커피가 어느 카페 못지않더라

- Dietitian영양사가 아침마다 돌아다니며 환자들의 입맛을 체크한다. 우리는 특히나 외국인이라 오믈렛 빵 등 서양식으로 해줄까, 밥, 차파티 같은 건 먹니 등등 여러 가지를 참고하여 만들어준다고 한다

- 5가지 병실이 준비돼 있는데 2인실을 골랐다. 하루에 10만 원 정도이다. 짠돌이 남편은 내가 우기지 않았다면 5인실을 들어갔을 거다

- 최근 몇 년 간 한국 병실에 입원한 적이 없어서 모르겠으나, 호텔처럼 1l 물 한 병과 종이컵 등을 제공해 준다

- 플라스틱 의료장비와 수액을 미리 지급한다. 종이가방에 뭐가 잔뜩 있길래 뭔가 했다

- 병실 밖 벽에 환자 이름이 아닌 담당의사의 이름이 적혀있다. 회진도 안 돌고 해서 아직도 담당의사를 모른다.

- 각 병실에 화장실이 있어서 그런지 설계 미스인지 우리 층의 공동화장실이 없다. 의료진들은 어딜 쓰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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