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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간단 Oct 26. 2017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지 않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좋은 점

오늘 점심 식사 중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왔다. 개그맨 박명수가 해서 유명해진 말인데,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다'는 것이다. 일찍 일어나 봤자 예상했던 것보다 생산적인 일을 많이 할 수 없으며, 바쁜 일상 때문에 신체적 피곤함만 더해져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이야기였다.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딱 지난달까지는...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 보다. 다음 달 18일 예정인 결혼식 때문에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했다. 3주 정도 거의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피트니스 센터로 향하고 있다. 쇳덩이를 들고 내리면서 쉭쉭 거리고 트레드밀 위에서 헥헥대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하루의 시작을 이렇게 한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는데 내 몸과 마음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와 중에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다'라는 말을 들으니 새삼스러울 정도로 공감이 되지 않았다. 이제 막 아침의 여유에 눈 뜬 '햇병아리 아침형 인간'으로서 느끼는 '일찍 일어나면 좋은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하루가 길다. 평소 일어나던 시간보다 한 시간 반 정도 빨리 일어나는 셈인데 효과는 두배 이상인 듯하다. 몸만 일찍 일어나는 게 아니라 뇌도 한 시간 반 빨리 깨기 때문에 하루 종일 사고의 속도가 더 빨라졌음을 느낀다. 출근 준비부터 출근하자마자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업무를 함에 있어서도 훨씬 총명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30년간 살면서 겪은 아침은 항상 '정신없음'과 '후다닥'의 연속이었다. 눈 뜨자마자 씻고 아침 식사도 거른 채 학교를 가거나 출근을 했다. 지금은 잠깐 남는 시간에 커피를 한 잔 마실 수도 있다. 최근에는 과일을 갈아 주스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아침 시간에 여유가 있다 보니 매번 까먹었던 비타민과 영양제를 챙겨 먹게 된다. 결론은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자신감이 생긴다. 외모의 변화로 인한 자신감은 아니다. 시작한 지 3주 된 다이어트로 자랑할만한 몸매를 갖출 만큼 운동을 열심히 하진 않는다. 마음의 변화에서 오는 자신감이다. '아침을 알차게 시작했으니 더 착실한 하루를 보내야지'라는 마음이 제일 큰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행동에서도 자신감이 생기는 느낌이다.


앞에서 말했듯 아직은 '햇병아리 아침형 인간'이다. 이른 시각에 한 번에 일어나는 것도 어렵고 운동하러 가기까지 '그냥 조금 더 잘까'라는 고민을 수 없이 한다. 오페라 가수 폴 포츠는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했다. 폴 포츠만큼 큰 사람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일찍 일어나 햇병아리에서 장닭 정도까지는 커야겠다. 그러다보면 다음 달부터는 내 옆에서 자고 있을 사람의 아침도 특별하게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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