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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a Jun 10. 2019

뇌를 말랑말랑하게, 회복탄력성

막연한 낙천주의가 아닌 스스로의 "뇌"를 믿어라

회복탄력성이란 단어는 어느정도 자기계발서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주변을 통해서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약간 내 관점에서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만큼은 아니지만 그 정도로 흔히들 말하는 개념 혹은 믿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문득 이 책이 언제 나왔는지 살펴보니 역시나. 초판 1쇄 발행이 2011년 3월 17일,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리커버 2판이 새로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은 책이다. 


그만큼 익숙한 개념일테니 회복탄력성 자체에 대한 개념에 대해 파고들어가기 보다, 책을 읽고 인상깊었던 부분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여 써 보고자 한다.



크고 작은 삶의 어려움 속에서 허우적대지 않고 금방 떨쳐내고 일어나 다시금 걸어가는 능력, 이것이 회복탄력성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으면 행복할 수 밖에 없다.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훈련을 하면 행복 해 진다. 결국 행복은 능력이다(일반적으로 흔히 말하는 '능력'의 범주-돈,집안,직업 등-보다는 고차원적인 개념임을 책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리라).


그런데 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근원은 결국 긍정적인 정서다. 긍정적인 정서가 뇌의 가소성(plasticity)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뇌의 가소성이 강해지면 왜 회복탄력성이 높아지게 되나? 나와 내 주변을 보다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뇌의 가소성은 나이에 관계없이 일종의 훈련을 통해 두뇌능력이 향상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일정 나이 이후에는 뇌세포 생성이 줄어든다거나 기능이 약화된다고 믿었던 기존 이론과는 정반대다. 뇌세포는 거의 평생 신규로 생성되며,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100시간 혹은 8주)동안만 연습하면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약 10년이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반대로 아무리 젊다 해도 훈련을 하지 않으면 뇌의 가소성에 의해 퇴화된다는 명제도 성립한다. 즉, 훈련한 70대가 훈련하지 않은 20대를 충분히 앞설 수 있는 것이다.


머리가 좋아져야 행복 해 진다는 것이 아니다. 삶을 바꾸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고, 생각과 행동을 관장하는 것은 결국 "뇌"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약간 편해질 수도 있다. 무슨 말이냐고? 해 내기로 한 일을 결국 못 해 냈을 때 "아, 나는 또 이 모양이네, 난 왜 이렇게 의지가 부족할까"라고 자책할 바에야 "아직 내 두뇌님이 습관이 덜 들었네. 좀 더 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건 문제회피나 자기합리화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나 자신을 객관화 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당장 문제해결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시련의 늪에서 떨쳐나오는 힘은 가질 수 있다. 즉, 나는 반드시 변화할 수 있고 내 삶은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의 근본에는 뇌의 가소성(내 뇌는 변화한다)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인파악이나 솔루션 탐구 없이 "어떻게든 잘 될거야, 그러니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는 막연한 긍정론도 답이 없다. 막연한 긍정론은 우리를 더 힘들게 하고 때로는 폭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잠깐은 버틸 수 있겠지만 이내 지쳐버리고 말 것이다. 내 의지가 아니라 나의 뇌를 믿는 편이 더 속편하다. 


막연히 붕 뜬 낙천주의가 아닌, 실제에 따른 '긍정 배양론'이 필요하다


뇌의 변화에 따라 내 행동과 생각의 범주가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이는 시야를 확장시켜준다. 예전의 나였다면 좌절하거나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보았을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른 솔루션을 생각 해 내거나 설령 솔루션이 없더라도 인식을 전환시켜 역경을 잘 헤쳐나가도록 만들 것이다.


뇌는 습관이다.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책에 따르면, 뇌가 바뀔 수 있도록 마음과 몸을 트레이닝하는 방법은 각각 감사일기, 운동이 있다고 한다. 진심이 아니라 억지로 웃으려고 노력을 해도 동일한 긍정적 영향을 우리 몸에 준다고 하 듯,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긍정적 정서를 불어넣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잠자기 직전의 생각들이 가장 잘 두뇌에 기억되므로, 감사일기를 취침 전 쓰게 되면 긍정적 정서가 보다 효율적으로 우리의 뇌를 말랑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네 이놈, 감사한 마음은 몸에서 우러나서 해야지 자기 두뇌 말랑하게 하는데에 도구로 쓰는 것은 좀 거슬리는 부분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안 해봐서 그렇지, 하다보면 감사한 마음이 처음에는 약간 억지스러웠다가도 나중엔 진짜 고마움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 인간인데. 와타시와 닝겐).


감사일기는 잘 안 해봐서 몰라도, 운동은 정말 공감한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많아 운동을 권유하면 "시간이 없어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해요"라고 하는 사람은 운동의 효과를 느껴본 적이 없어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감사일기를 쓰려고 해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해도 도저히 안 될땐 생각을 멈추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


마음이 신체보다 앞서는 개념이라 하여, 몸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면 곤란하다


정신없이 몸을 움직이면, 생각만할 때 쓰지 않았던 뇌근육을 활발하게 쓰면서 뇌의 사고는 유연 해 진다. 그래서 어쩐지 운동을 하고 오면 스트레스가 풀려있을 때가 많다(단순히 마음만 그런 것도 아니고, 밤 늦게 혹은 새벽에 운동을 해도 피곤하지 않고 오히려 개운하고 활력이 생길 때가 더 많다. 향상된 신체가 업무/공부 능률을 올려주는 것은 지당한 일이다).


결국 감사일기든 운동이든 시간날 때 하는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해야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가 않다. 매일 갑자기 튀어나오는 각종 일들을 더 높은 우선순위로 지정 해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한 두번 저지른 실수는 나중에는 습관으로 자리잡는다. 이 습관을 새로운 습관으로 대체하는 과정이 쉬울 리 없다. 그러니 burn-out 되지 않고, 나의 뇌님이 습관을 잘 들일 수 있도록, 끈을 놓지 않고 다시 걸어가야한다. 그럼 뇌는 변화하고 우리는 행복한(변화된) 삶을 살게될 것이다.




#회복탄력성 #위즈덤하우스 #김주환 #성장판서평단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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