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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추뚭이맴 May 10. 2016

오사카, 설렘

4월 나의 첫 해외여행 ver.2

  우리는 일본에 도착해도 우리가 정말 일본에 온 건지 실감을 할 수 없었다. 곳곳에 보이는 한자, 일본어가 우리가 일본에 왔다는 것을 알려주었지만 우리는 실감할 수 없었다. 특히 나는 일본에 머무는 4일 동안 동기에게 '우리가 정말 일본에 와있어!'라는 말을 수없이 해댔다. 

 간사이 공항에서 난바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일본의 풍경은 조용하고 차분하고 깔끔했다. 일본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풍경이었다. 창밖을 보며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는 여행이었다. 그 공간에 내가 스며드는 기분이란 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을 업! 시켜놓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하철에서 우리의 숙소로 이동하면서 길을 잘못 들어서 우리는 계속 걷고 헤매기를 반복했다. 


난바로 향하던 지하철

 

 




 가까스로 숙소를 찾아 짐을 놓고 우리는 여행의 첫 발걸음을 뗐다. 우리 여행의 첫 발자국은 바로 '하루코마 스시!'였다. 일본에 간다고 하니 아는 지인분께서 추천해주신 맛집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입맛은 너무나 개인적인지라 남들이 맛있다고 한들 내 입에도 똑같이 맛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이곳은 여행 중에 먹은 음식 중에 제일 맛있는 곳이었다. 마침 우리가 일본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이었고 우리는 주린 배를 부여잡고 난바에서 덴진바시스지로쿠초메로 향했다. 




 여행은 즐기고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진정한 묘미는 현지에서 먹는 현지 음식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요기에서 먹은 스시는 내가 지금까지 먹은 스시 중에 킹 오브 더 킹, 갑 오브 더 갑! 쌍 엄지를 들게 만드는 맛이었다. 일본의 분위기 한 모금, 초밥 한 입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 잔. 그 순간 '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인천까지, 숙소를 찾느라 헤맨 피곤함이 맥주 한잔에 쓱~하니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하루코마 스시에서 배불리 먹고 두 번째 발자국을 찍으러 '오사카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사카 여행시 빠지지 않는 관광지 중에 하나인 오사카성. 개인적으로 고궁을 좋아해서 더 기대가 되는 곳이었다. 저 멀리 보이는 오사카성이 가까워지자 우리는 관광객 모드에 충실하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비록 오사카성 전망대에는 올라가지 못했지만 근처에서 파는 마차 맛 아이스크림으로 그 즐거움을 대신했다. 

 





  3박 4일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일정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눈에 담기 위해 여러 곳을 일정에 잡아두었다. 하지만 욕심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어떻게 할 수 없었으니 몇몇 일정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동기가 가고 싶다던 주택박물관을 패스하고 한큐백화점에서 그 유명하다던 손수건을 사고 햅파이브 대관람차를 타러 갔다. 햅 파이브에는 도착했지만 관람차를 타는 입구를 못 찾아서 건물을 두 번 정도 돈 뒤에야 가까스로 대관람차에 탑승했다. 그런데 평소 고소공포증이 있던 나는 속으로 비명을 질러야 했다. 다시 오사카를 간다고 해도 관람차는 탈 생각이 없을 정도로 기나긴 역경의 시간을 지나고 야경으로 유명한 '우메다 스카이빌딩'으로 향했다.




 

     

바로앞에서 만들어준 오코노미야키!

  

  우메다 스카이빌딩에 도착 한 뒤 우리는 배고픔에 허덕이다 스카이빌딩 지하에 있는 '키지'라는 음식점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옛 일본의 풍경을 테마로 지하 전체가 꾸며진 곳이었는데 너무나도 힘들었던 우리는 사진 찍을 기운도 없어서 음식점 앞에서 들어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림 끝에 먹은 오코노미야키는 기다림을 잊게 만드는 맛이었다. 바로 눈앞에서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며 먹으니 즐거움도 배가 되었다. 하지만 공중정원 입장시간을 생각해서 우리는 서둘러 먹고 공중정원으로 향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 공중정원에서 본 야경은 지상에서 보는 은하수와도 같았다. 새카만 도화지 위에 점처럼 박힌 빛들. 아름답다는 수식어로도 그때 느낀 수많은 감정을 대신할 길이 없는 것 같다. 그저 감탄을 하면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지상의 은하수





 우리가 일본으로 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하루하루 조금씩 커져가던 설렘은 첫날 여행을 하면서 조금은 흐려졌을지도 모른다. 내가 갖던 환상과 막상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였고 그로 인해 우리는 조금은 지쳤다. 서툴기만 했던 첫 번째 해외여행에 그러한 문제점들은 다음 여행에 좋은 영양분이 될지도 모른다. 분명 그때 그 시간에는 나를 힘들게 했던 문제들이 지금 머릿속을 정리하면서 써 내려가는 이 글을 통해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조금은 힘들어도 내 기대와는 달라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쳐와도 그래도 나는 또다시 여행을 갈 것이다. 그것은 그런대로 괜찮았다고 생각하며 또 다른 여행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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