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옆집은 아니잖아요.
새언니가 지난 주 영상 통화에서
브라질 언제 올 수 있냐고 물어본 게 몇 번째 질문이더라?
물어온 횟수를 세지 않았지만, 한 두번 듣는 질문은 아니다.
브라질에 간다는 건 늘 막연한 일로
마음 한 켠에 밀려 있었다.
브라질에 간다고? 하면 걸리는 일들이 많다.
브라질로 떠나기 전부터 물어봤던 거 같은데,
지금 당장 올해 해야하는 일들로 머리가 꽉 차있었다.
그리고 프리랜서 일의 특성상 년말에는
각종 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때로는 빠른 개강을 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받은 "언제 올 수 있어요?"라는 질문에서 느낀 건
‘나 왠지 가야할 거 같다’는 느낌
그 전까지는 가고 싶긴 한데, 힘들지...아무래도~
하는 느낌이 컸다.
3년 동안 한 번은 가야지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막연했다.
그런데 어느 날,
어차피 가야한다면 언제가 제일 좋으려나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가만보자...
12월 초중순까지는 확실히
올해의 일들을 마무리해야하니 어렵고,
새언니도 1월 초 중순이 좋다고 한다.
조카가 영상통화를 하면서
"고모 놀러올거야? 언제 와?" 하고 물어보면
그냥 막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조카랑 브라질에서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
새언니랑 오빠랑도.
갔다와야 한다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갔다오는 게 좋을 것 같다 ㅎㅎ
여행...좋은데 한 번 큰 수술하고 아프고 나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올해 강의들 개강했던 날짜를 보니, 다 2월부터 시작했더라.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내게도 1월이 제일 최적의 시간이다.
영상통화 한 다음 날 비행기 티켓을 검색했다.
230만원, 불가능한 가격을 아니다.
비행기 탄 김에 미국도 다녀올까 싶었는데,
아직 그 정도 마음의 여유는 없다는 걸 확인했다.
어라 우유니 사막이 브라질 옆에 있구나.
언제 또 남미에 갈지 모르니,
남미 여행을 하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유랑처럼 남미 여행자들을 위한 카페가 있는지 검색해봤다.
오빠네 가족을 보러 가긴 하지만, 언제 또 갈지 모르는데,
상파울루에만 머물다 오긴 아쉬우니까,
패키지를 알아봐야하지 않을까.
남미는 치안이 걱정되기도 하고,
여행 앞뒤로 내가 여행 루트를 짜고 진행하기 바쁘고,
내 신체 나이도 젊지 않으니,
체력 소모가 적은 편을 택하는게 좋을 거 같다.
땅땅! 패키지로 가는 게 90프로 좋을 것 같다.
남미사랑이라는 카페에 가입하니
여행 상품도 올라와 있다.
페루에서 시작해서 우유니, 이과수 폭포 등
이국적인 단어들이 금새 친한척 얼굴을 들이민다.
와~ 땡긴다 ㅋㅋㅋ
'이거 또 뭐 나올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싶으면서
머리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이 패키지를 이용하려면
페루 리마로 인해서 상파울루로 아웃하던지,
상파울로 인 이과수 아웃 해야할 것 같다.
이 경우 항공권 티켓은 300만원~
이걸로 어떤 기획을 할 수 있을까?
왜 브라질인가?
나는 가야하니까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매력이 뭘까?
내가 가게 된 그 땅의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남미 여행에 조금씩 끌리기 시작했는데,
이 여행에 어떤 옷을 입힐 수 있을까?
확실히 남미는 한국 사람들에게
조금 거리감이 있는 여행지인 것 같다.
내 주변 사람들은 브라질 이야기만 하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먼저 한다.
10월에는 패키지 여행 설명회가 있다.
여행의 강도나 진행하는 방식 등
여행 상품 및 관계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집에는 5-6년 전에 사 놓은
세계 문화 유산 사진집이 있다.
페루나 볼리비아 기타 고대 문명 발상지는
나랑 관계가 없을 것만 같지만,
상상만으로 내 안에 있는
어떤 원초적인 힘을 자극하는 것 같다.
브라질을 향한 나의 마음이 부품과 동시에
돌아와서의 나의 현실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 갔다와서 백수 되면 어떡하지...?
그림이 보험이 아니고 보험이 될 수도 없지만,
내가 일 한다고 하지 못한 일을 해야겠다.
그림을 그려야겠다 생각했다.
돈은 안 되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안도가 되었다.
엄마한테도 말했다.
나 백수 되면 어떡하지?
하니까, 엄마가 그림 그리란다.
와우 이제는 동상이몽이 아니라
이심전심이다.
브라질~
일장 춘몽에서 끝날지,
아니면, 진짜 가게 될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뽐뿌는 확실히 오고 있다.
항공권 티켓팅을 할까 말까
심장이...바운스 바운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