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라는 존재는
생각이란 것이 참 간사해서
내게서 스쳐지나가곤 한다.
그중 내게 쓸모로 하는 것이 머물게끔
기록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
그때 비로소 그것은 나에게 머물 준비를 한다.
허나 그 생각의 의미가 퇴색되거나
더 이상 그때의 의미로 되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나는 썩 내키지 않더라도 그것을 흘려보내 주어야 한다.
아니 흘러내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만약 그것이 오롯이 나에게 스며들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때 나에게 박혀 들어올 것이니.
스치고,
머물고,
박히는
그것을 움켜쥐는 것.
그것이 나의 일임을 겸허히 받아들여,
지금의 순간을
내 존재의 이유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