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선 Jul 16. 2022

안심하니 안전한 걸까
안전하니 안심인 걸까

고양이만 태울 건데 트위지면 충분하지 #11

한동안 미친 듯이 달렸다.

쉴 틈도 없이 정말 혹사하듯 열심히 달렸다.


하루도 쉴 수 없이, 하루도 쉬면 안 되던 날들.

코로나는 절대로 걸리면 안 되니까 약속도 없이 일만 하고 살았던 시간들.


참으로 독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날아갔다. 코로나에서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멈춰있던 여행작가의 삶을 다시 살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에 도착하자마자 마스크에서 자유로워진 일상, 코로나에 걸려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던 3주간의 시간을 보내니 많은 생각이 든다.


안심하고 멈춰 있던 일상을 사니 안전해진 것인가, 안전한다고 생각해 안심하게 되는 걸까.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자동차 주차 번호판을 바꿨다. 


특이한 차라고 사람들이 기웃기웃거려서, 내 번호가 노출되지 않는 안심주차번호판으로 교체했다. 누군가 차를 빼 달라고 전화를 하면 알람이 울리는 종류의 안심번호인데, 아직까지 전화 온 적이 없어서 어떨지 모르겠다.





인생도 때때로 보이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 드러내지 않고 꼭꼭 감추면 안심할 때가 생긴다. 그러나 그런 감추는 것이 과연 안전한 것일까. 안전해지면 안심할 수 있는 것일까 늘 고민이다. 


안전하고 싶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많은 것들과 안심하고 싶어 갖추고 있는 많은 것들 사이, 내 일상은 그저 재밌게 흘러가기만 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험한 길을 달리지 않아도 구멍이 날 수 있잖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