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밤
걸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삶의 풍경이 너무 많다.
『밤을 걷는 밤』105p
어딘가로 가는 길에 지나치는 길이 아니라, 그냥 걷기 위해서 길을 걷다보면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이 자리에 이런 나무가, 있었던가 싶기도 하고
이 길의 바닥 돌이 이런 모양이었구나,
여기서 뒤 돌아서서서, 내려다보면 이런 모습이었구나. 하고.
어쩌면 보이지 않던 것이 아니라
보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만 보고 가기 바빠서 보지 않았던 것들.
내가 아는 건
비탈길로 올라가면 남산이 있고,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도시가 있다는 사실뿐이다.
그 사실을 나침반으로 삼고서
갈래갈래 갈린 길을 느리게 걷다 보면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잘 모르는 길에서는 모든 것이 ‘발견’이니까.
느리게 걸어야 겨우 눈에 보이는 것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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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37p
그러고 보면 참 신기하다.
같은 공간에 대한 기억이 이토록 다채로울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공간은 각자의 추억 속에서
저마다 새로운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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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42p
반면 밤은 우리가 감추고 싶은 것들은 숨겨주곤 합니다.
고단했던 하루의 일과를 어둠 속으로 다독여주기도 하고
보고 싶지 않은 기억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감정들을 덮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밤을 걷다보면 감정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기분이 듭니다.
제 있을 곳에 자리하지 않아서 쓸모없던 감정들이
각자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가면
불확실한 것들이, 불투명한 것들이 확실해집니다.
그렇게 감정이 확실해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편안해집니다.
좋은 것을, 싫은 것을 무관심한 것을
불편하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문득 길 잃은 기분이 드는 밤엔 해방촌 산책을 추천한다.
내내 미로 같다가 보물지도로 남은 이 길처럼,
당신의 밤도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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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44p
직접 걸어야만 비로소 그 길을 알게 되고,
천천히 걸어야만 보이는 풍경이 있다는 걸
밤을 걷는 내내 깨닫고 또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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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61p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골목길들.
긴 세월 켜켜이 쌓인 시간 위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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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39p
산길을 올라올 때는 전혀 보이지 않던 풍경이
내려가는 길에야 눈에 들어온다.
인생도 그렇다.
위만 보며 아등바등 오를 때에는
주변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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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116p
아무리 돌아가려고 해도 결국 지나야만 하는 길도 있고
그 길로 갈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걷다보니 나오고야 마는 길도 있고.
어쩌면 길을 걷는 건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것과 닮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그러니 유희열 님의 말대로
정해진 코스를 완주하듯 말고
딱딱한 어깨에도 힘을 빼고, 꽉 막힌 머릿속도 비우고
밤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길은 언제나 삶을 가로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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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1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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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밤을 걷는 밤』유희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 책을 읽을 때 이 음악을 (유희열 추천 플레이리스트)
https://www.youtube.com/watch?v=LRzMWETnii0
유희열 님 인터뷰 영상도 보고 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