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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책이름 Apr 22. 2021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야-"
짱구가 말했다.

일요일 밤, 내일 다시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어쩜 주말은 이렇게 빠르게도 흘러가는 건지.


주말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남은 업무를 한 사람이라면 다시 시작되는 월요일에 기운이 쭉쭉 빠질지 모릅니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왜 그렇게 월요일을 싫어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먹고사는 직장인이 되고 나니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 되어도 금방 찾아올 월요일을 떠올리며 종종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토요일 아침은 어김없이 침대에 누워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 늘어져 핸드폰만 보고 어딜 나갈까 싶다가도 힘이 부쳐 멍하게 있고.


어린 날의 나는 다 어디로 가버리고

쭈그러진 풍선 같은 나만 남은 건가 자주 고민하곤 합니다.


온종일 침대에 누워있다가 그래도 한 주의 마무리를 이렇게 맺고 싶지 않아 귀여운 책을 펼쳤습니다.

바로 나의 귀여운 친구, 신짱!

짱구 에세이 『멀쩡한 어른 되긴 글렀군』입니다.




『멀쩡한 어른 되긴 글렀군』은 짱구의 삐딱한 인생철학을 만화와 함께 따스한 일상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은 책입니다. '이게 뭐야!' 하며 큭큭 가볍게 웃어넘겼다가도 문득 마음속에 짱구의 말이 묵직하게 남아 어른들에게 독특한 위로를 주기도 합니다.


"괜찮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니까!"


어제도 오늘도 괜찮은 척, 바람 빠진 풍선처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귀여운 풍선을 콩 하고 보내주고는, 다시금 일어날 수 있게 토닥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잡초야, 앞으로도 쑥쑥 커야 해> 페이지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모두가 주목받는 꽃으로 자랄 수도 없고
세상이 기억할 만한 열매를 맺지도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거야말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니까.

다만 그 당연한 사실을 자연스레 깨닫는 순간이
일생에 반드시 한 번은 오는데,
그 자각의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남은 삶의 모습이 정해지는 것 같다.

p. 64-65


처음 사회에 나와 우리는 조금씩 알게 됩니다. 사회에서 나는 중심이 아니구나, 그저 작은 구성원이구나 하는걸요. 부당한 일이지만 '네' 한 마디밖에 할 수 없을 때,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 어느 순간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기분이 문득 스칠 때, 침대에 누워 자꾸만 무기력해지고, 나는 그저 잡초가 아닐까 생각이 들 때.


그런 사실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면서 단단한 사회인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하면서도 작은 울림처럼 제게 부딪치는 말들은 저를 괴롭히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명랑한 짱구는 그런 제게 씩씩하게 이야기합니다.


* 짱구 :

잡초도 태어났을 땐 자기가 잡초 인지도 몰랐을 텐데…….

다른 꽃을 위해 뽑혀 나갈 줄도 모르고 열심히 컸을 텐데……. 

잡초가 안 됐다.


불필요한 잡초를 뽑자는 엄마의 이야기와는 반대로 짱구는 잡초를 뽑아선 한 군데 다시 심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이야기하죠.


"열심히 자랐으니 앞으로도 쑥쑥 커!"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반대로 하는 청개구리 짱구가 귀엽다가도 이 별것 아닌 말을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니 마음이 찡, 한구석이 위로가 됩니다.





그래, 참 열심히 자랐다.
태어났고, 아직 죽지 않았으므로......,

여러 화단을 오가면서 얕은 뿌리를 내리기도 했고,
억지로 뽑다가 잔뿌리를 다치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주목받는 꽃은 아니더라도
어쨌거나 지금 여기에
뿌리내리고 있으니까......,



그저 잡초에게도 물을 뿌리는 짱구의 위로가 이상하게 마음을 적시는 날.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일단 열심히 자랐으니까, 그럼에도 씩씩하고 성실하게 자랐으니까. 짱구가 물을 주는 뽑힌 잡초가 마치 어떤 부분에선 내 모습 같아서 그래, 그래도 쑥쑥 커 보자! 하는 작은 용기가 생깁니다.


책을 읽다가 짱구의 말들을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에 붙여 두었습니다.


바람 빠진 풍선이 된 것 같은 날,

짱구의 귀여운 말들로 

마음을 다시 빵빵한 탱탱볼로 회복시켜줘야지! 하면서요.


자, 울적한 마음이 들 때면 아래의 말을 외쳐보는 거예요.

걱정을 오래 담아두면 마음속에 주름이 생기니까요!


※ 짱구의 마음으로 읽어봅시다! ※

“뭘 그렇게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해?
나는 그냥 재미있어서 하는 건데.”

“지금 힘든 사람 모두 힘 빼요.
힘을 빼는 순간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떠오를 거예요.”

“멈추고 싶으면 그만 버둥거려.
네가 먼저 멈추라고.”

“져도 진짜 기분 좋아!”





밤에 읽는 책 

마음이 쓸쓸한 어느 일요일 밤,

침대에 앉아 읽기 좋은 따듯한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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