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언젠가 ‘과거로 돌아가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상상하다가 꼭 이 말을 해줘야겠다 다짐해둔 말이 있습니다. 그 후로 이런저런 이유로 힘들 때마다 실시간으로 과거의 내가 되고 있는 나에게 꾹꾹 눌러 쓰는 편지처럼 들려주곤 합니다.
“얘야, 누구도 크게 신경 쓰지 말고, 어떤 일로도 오래 괴로워하지 말고, 그저 행복한 순간을 많이 만들렴. 행복한 기억 외의 다른 건 모두 언젠가 어이없을 정도로 의미 없어진단다.”
_도대체 『그럴수록 산책』 61p
이상하게도 나쁜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 듯 계속 터지는 것 같고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감정들은 마치 의지가 있는 존재인 양 마음 깊은 곳에 들러붙어 쉽사리 떨어져나가려하질 않습니다.
그럴 때면 도대체 작가님의 <그럴수록 산책>에 나오는 말을 주문처럼 곱씹어봅니다.
그렇게 10번 정도 반복해서 되내다 보면
엉망진창 답답하던 마음이 조금 차분하고 가지런해집니다.
그 다음에 필요한 건 시간이겠죠.
어디에나 풀이 돋고 있습니다.
어디에나요.
조금의 틈만 있어도 풀은 뿌리를 내립니다.
저는 제 상황에 따라, 매번 다른 마음으로 풀들을 바라보죠.
때로는 안쓰러워하고 때로는 부러워하며 때로는 혼자 찔려서 반성합니다.
올봄엔 응원하고 있습니다.
_도대체 『그럴수록 산책』 30p
이제 그런 걸로 상처받고 힘들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세상이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괴로운 일들, 피하고 싶은 일들이 생기곤 합니다.
하지만 이게 인생에서 반복되는 도돌이표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몇 주를 마음 속에 들어앉아 끙끙 앓던 게 어느 순간 3일이 되고
마음이 괴로우면 그게 온 마음과 온 마음을 지배해서 다른 건 아무 것도 못 하는 사람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그건 그거고 내 할 일은 해야지. 가 됩니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대부분 비슷한 일들의 반복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아주 조금씩이나마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그즈음 내가 우울에 깊이 빠지지 않고 제어할 수 있던 것은, 우울해하다가도 다음 날 출근하기 위해 일단 잠을 잤기 때문이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출근해서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규칙적인 생활은 나를 억지로 일으켜서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움직이며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한없이 슬퍼할 자유도 없는 월급쟁이의 비애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일상의 힘이라 믿는다.
_『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54p
맛없는 복숭아를 먹고 나서 생각했다. 기껏 복숭아가 되었으나 맛없는 복숭아도 있는 것이다. 복숭아의 삶도 그런 식이다. 사람의 삶과 다를 것이 없다. 저마다 힘든 시기를 견디고 살아남아 무언가를 이루더라도 그게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다. 모두가 대단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그게 삶이다. 나에게만 닥치는 유난한 시련이 아니라, 그냥 그게 삶인 것이다.
_『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179
나에게만 닥치는 유난한 시련도, 나에게만 특별한 행운이란 것도
어떻게 보면 그 일들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나쁜 일, 시련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그냥 잠시 내리고 지나치는 소나기 같은 것이고
그냥 우연한 일, 평범한 일도 내가 가진 좋은 점을 칭찬하면서 감사하게 여기면 특별한 행운이 됩니다.
그러니
무던히 평소에도 스스로를 응원하고, 칭찬하고, 잘해주면 어떨까요.
그 순간이 왔을 때 내가 좋은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좋은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사람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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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그럴수록 산책> https://bit.ly/3vYtlhR
출처 :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https://bit.ly/2SFrWhK
https://www.youtube.com/watch?v=g6VR3BvDJw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