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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ne Dec 02. 2015

노르웨이 일기

27.11.2015.

유치원.

우리 집 앞에는 유치원 하나가 있다.

아침에는 아이를 데려다 주는 부모님, 오후에는 아이 데리러 오는 부모님들로 붐빈다.

유치원에 도착한 아이들은 눈이오나 비가 오나 뛰어나와서 논다.

한 번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아이들과 딱 만났다. 아직 유치원 활동시간.

버스를 타려고 선생님들과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하네, 왜 유치원 차량이 없나?"

음.. 없다.


우리나라 같으면 노오란 유치원 버스 차량이 아이들 등, 하교를 책임지고, 야외 활동 시 차량을 이용하겠지만.

노르웨이처럼 버스 타고 여기저기 다니는 아이들, 버스 안에서 서서 이리저리 시끄럽게 떠들고 다니는 아이들 무리를 만나는 건 거의 보기 어렵겠지만.

버스 타고 아이들이랑 놀러 간다고 하면 위험하다고 난리가 나지 않을까 싶지만.


없다. 노오란 유치원 버스는.


노르웨이 유치원은  0세부터 5세(우리나라 나이로는 2세부터. 나이 세는 방법이 다르다. 태어나는 때부터 1일이 되고, 12개월 지나야 1세, 생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계산한다.), 6세부터는 의무교육으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고, 15세까지 의무교육비는 무료라고 한다. 그러니 유치원비는 내야 한다.

하지만 육아에 대한 비용이 거의 제도적으로 상당 부분 보장이 되고 있어서 유치원 비도 지원을 받지 싶다. 부럽다. 아가들 많이 나으면 돈도 많이 받는다. 좋겠다..


노르웨이 유치원은 사립과 공립 유치원으로 구분하고, 학습활동에 따라 유치원을 구분 짓기도 하는데, 우리 집 앞에는 있는 유치원은 특별히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유치원이란다. 버스 타고 나가는 아이들을 자주 보곤 한다. 야외 복장 하나는 엄청 든든하다. 2시간 정도 밖에 놀아도 어른보다 더 거뜬히 있겠다 싶다.


지난번 7월경에 트롬쇠 케이블카 타는 곳, 산을 탈 때 우연히 유치원 아이들과 같이 산을 탄 적이 있다. 나보다 더 산을 잘 탄다. 겨우 3살, 4살 같은 우리 조카만 한 아이들이 서로 도우면서 씩씩하게 올라갈 때, 난 언제 정상에 도착해서 케이블카 타고 내려오지,,를 생각하며 지치고 있었다.


이렇게 야외활동도 어려서부터 하니, 트롬쇠의 겨울을 건강히 날 수 있겠다. 바이킹. 바이킹.


비 오거나 눈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밖을 나가지 않게 되면 나갈 수 있는 날이 정말 드물지도 모르겠다. 비와도 눈 와도 유모차를 태워서 나오는 파파들이 이제 익숙하고 보기 좋다.


트롬쇠의 우리 동네에서만도 30분 걷다 보면 5개 이상의 유치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도 워킹맘이 많다 보니, 유치원수는 많이 부족하고,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기다리는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교육에 많은 돈을 쓰는 걸로 유명한 노르웨이에서, 부족하다니.. 어찌 보면 아가들 수가 느는 걸 지도.


유치원을 지나다가, 어? 저기도 유치원  이야?라고 한 그곳에서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는 소문을 먼저 듣게 되었다. 한동안 유치원은 문을 닫았고, 거의 부모님들은 한 달 정도 병가를 내고 아이들과 심리치료를 받고 수사를 받고,, 그러면서 유치원이 정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건 얼마 전이란다.


트롬쇠에서 2011년도 이래로 또 발생한 2015년 5월에 발생한 아동 성폭행.

며칠 전 트롬쇠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이 사건이 어떻게 판결이 났는지가 나왔다. 30살 남자인 범죄자는 21년형을 받았다. 거의 최고형에 가깝다. 아동 관련 범죄는 절대 관대할 수 없다.


출처: http://www.itromso.no/nyheter/krim/2015/11/24/Skal-vi-gj%C3%B8re-det-samme-som-sist-11844626.ece


1년에 사건, 사고가 한번 날까 말까 한 노르웨이에서 이런 아동 관련 사고도 발생하고, 부쩍 외국인들에 의한 사건 사고도 늘고, 걱정스럽다. 아이들과 부모들은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집 앞, 바로 집 앞 유치원을 지날 때면 우리 조카들이 생각이 절로 더 난다.

보고 싶구나~~  


Jeg savner d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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