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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하나 Nov 30. 2020

#8 우리의 도전을 응원해주세요.

유튜버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들

얼마 전 친한 언니들을 만났는데, 영상을 잘 보고 있다며 먼저 얘기를 꺼내 주었다. 사실 내가 유튜버가 되겠다고 했을 때 그냥 인사치레로 잘 보고 있다고 얘기해주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 언니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영상의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얘기해주었고, 특정 부분에서 본인의 추억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전해주었다. 사실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고 해도 이렇게 챙겨봐 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힘이 났다.


집에 가는 길, 문득 내가 유튜버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괜한 걱정형

처음 영상을 올리고 가족방에 링크를 보냈더니 엄마가 전화가 왔다. 나는 대학을 온 뒤로 10년 넘게 엄마 아빠와 떨어져 살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는 이렇게 영상으로나마 딸과 사위의 일상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나 보다. 하지만 그 감동의 순간도 잠시, 엄마는 나에게 너무 열심히는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게 새로운 도전하는 딸에게 할 소리인가 싶어서 애써 당황한 목소리를 감추며 왜 그러냐고 되물었더니, 엄마는 우리가 너무 유명해질까 봐 걱정이라고 대답했다.

...

엄마, 그럴 일은 당장 없을 것 같아. 걱정은 넣어둬.

 

나도 한 번 해볼까 형

의외로 많은 주변 지인들이 우리의 영상을 보고 '나도 유튜버나 해볼까'라고 얘기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얘기를 들을 때마다 조금 복잡한 심정이다. 속뜻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만약 내가 누군가의 마음에 도전의 불씨를 일으켰다면 약간의 뿌듯함과 함께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실제로 내 주변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나와 함께 다양한 고민들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고민하고 어렵게 도전하고 있는 이 일이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워 보이는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도 가끔 든다. 상대방은 그냥 가볍게 던지는 말이겠지만 나에게는 마냥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 그런 날들도 있다. 어쩔 수가 없다.


돌려 까기 형

이 타입의 사람들은 대놓고 생각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아주 돌리고 돌려서 '뭐 이런 걸 다 하냐', '너도 참 대~단하다', '너도 참 부지런하다'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괜한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심에 빠지게 만든다. 이런 사람들과 대화 중에 유튜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과감히 다른 주제로, 가능한 빠르게 전환하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내가 도전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무한 응원형

다행히 대부분의 지인들은 이 타입이다. 구독자가 1000명 될 때까지는 꼬박꼬박 영상을 챙겨봐 주겠다던가, 영상에 대한 소소한 피드백과 생각을 전달해주는 사람들,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내가 가진 고민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 정말 참 고마운 내 사람들이다 :)





다행히 나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칭찬받거나,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나이가 되었다. 물론 그런 나에게도 힘든 날도 있고, 마음이 약해져 상처를 받는 날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걸러 들어야 할 것들은 걸러 듣고, 나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응원과 조언들을 오래 기억하고 잘 간직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마 누군가도 지금 새로운 도전 앞에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고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로 비난은 하기 쉽고 그 소리도 큰 반면, 응원의 목소리는 유독 작게 들려서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조금만 귀 기울이면 나를 응원하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고, 그 소리는 잔잔히 오래 지속된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그 목소리에 힘을 내서 계속 도전해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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