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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이봉희 Nov 16. 2024

[ 나의 하루는 오늘도 그렇게 ]

소녀와 소년같이 살다가련다

지구별에서 소녀처럼, 소년처럼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

지구별을 걸어온 나의 시간들.

바람은 머리칼 사이를 스치고

햇살은 주름진 손등 위로 내려앉는다.


그리움은 참 묘한 것이어서

멀리 떠난 기억을 잡아당기고,

사라져도 괜찮을 만큼

가슴 한편에 둥글게 자리 잡는다.


음악은 흐르고,

어느 글귀는 내 마음을 적신다.

보이지 않는 사랑은

소녀처럼, 소년처럼 부끄럽고 따스하게 피어나,

메말랐던 눈물샘도 달래줄 듯하다.


나의 하루는 오늘도 그렇게

빈 마음으로 채워지고,

사라지는 순간들은

별빛처럼 반짝이며 안녕을 고한다.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그저 나로서, 너로서 존재하기에 충분한

지구별의 마지막 계절.

나는 소녀처럼, 너는 소년처럼

조금 더 곱게 머물다 가련다.

- 혜성이봉희 [ 뽕아의 말말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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