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카페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
아빠의 카페는
커다란 빌딩 숲 사이에 있었다.
아침시간이면 커피 한잔으로 잠을 깨우려는 사람이 찾아왔고,
점심이면 팀원들과 함께 회사 이야기, 사는 이야기들을 한가득 끌어안고 긴 주문 줄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저녁은 언제나 고요했다.
모두가 퇴근을 하고, 불 꺼진 도시 속에서 아빠의 카페는 언제나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었다.
어쩌다 한 번씩 늦은 퇴근으로 지친 사람들은,
어두운 길을 걷다 불 켜진 카페로 들어왔다.
카페에 들려 카페인이 들은 커피 대신 따뜻한 차 한잔을 주문했고,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고 가만히 앉아있다가 몇 모금 마시지 않고 나갔다.
회사 생활을 하셨던 아빠가 도심 속에 카페를 차렸던 것은, 그리고 손님 없는 늦은 시간에 카페를 닫지 않고 계셨던 것은
어쩌면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가 문을 닫은 요즘도
아빠의 단골손님들은 종종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곤 한다.
2월의 작작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