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멕시코 - Mexico
20140920-20140924
아침엔 해가 뜨겁게 내리 쬐다가도 점심을 먹고 나면 약속한 듯 비가 내렸다 그치는 추운 날씨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에 도착한 지 나흘째. 이상 기후로 오락가락 비가 내리는 마을을 네발로 열심히 돌아다녀 보았지만, 아직 이 큰 안티구아 마을을 다 둘러보지 못했다. 혁명의 중심지, 멕시코에서 가장 가난한 주, 치아파스의 한 도시 등으로 수식하기엔 너무나도 화려하고 세련된 마을이다. 둘이 한 끼 먹는데 오만원은 그냥 쓰게 되는 맛깔난 아르헨티나식 스테이크 하우스부터 많은 종류의 핸드드립 도구를 전시해 놓고 드리 핑 퍼포먼스로 관광객의 눈과 코를 즐겁게 하는 고급 카페테리아, 멕시코 전통의상에서 모티브를 찾아 현대적으로 디자인해 판매하는 고가의 옷가게들까지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가 준비되어있다.
과테말라 고산지대에서 고생 고생하다 꼬미딴을 지나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에 오니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편안하기까지 할 정도로 모든 것들이 다 갖추어진 마을이다. 하루에 둘이 150페소를 지불하면 큰 개인방과 아침을 제공받는 아주 마음에 드는 가격의 호스텔을 발견하고 짐을 풀었다. 한 사람당 6천 원도 안내는 하루 숙박비에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매일 다른 메뉴의 아침까지 제공된다. 머리 희끗한 주인 할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으로 시간 날 때마다 부엌을 살곰살곰 청소하고 있다.
과테말라 셀라에서 포기한 스페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 분위기가 깨끗하고 조용해 참 마음에 든다. 수업도 스페인어를 애매하게 공부한 나의 레벨에 맞추는 게 어려운지 선생님 둘이서 기초문법과 중급문법을 왔다 갔다 하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 별 문제는 없다.
앞으로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삼주 정도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를 천천히 누리려 한다.
관광 온 많은 사람들의 풍요롭고 여유로운 표정 때문인지 괜스레 나까지 느려지고 게을러지는 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