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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cosong Sep 14. 2015

인디헤나의 수도, 께찰떼낭고

께찰떼낭고, 과테말라 - Quezaltenango, Guatemala

20140902 스산하다



안티구아 여행사에서 새벽 5:30분에 출발하는 여행자용 봉고차 미크로 부스를 아티틀란 근처에서 한번, 산크리스토발에서 또 한번 갈아타고 약 3시간 만에 쉘라라고 불리는 께찰테낭고에 도착했다.


쉘라의 첫인상은 여느 콜로니얼 도시 센트로와 특별히 다를바가 없어 보인다. 

작년에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 도착해서 키센트로(과거 중심지)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스페인 사람들이 라틴 아메리카를 정복했을 때 만들어진 도시구조 답게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근사한 유럽풍 건물들이 비교적 관리가 잘 된 상태로 서 있다. 




께찰테낭고, 어떤이들은 이곳을 셀라xela라고도 한다. 어쩌면 이곳이 과테말라의 레알real 수도일지도 모른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에콰도르  키센트로의 경사지고 구불구불한 골목엔 모직 망토의 볼빨간 인디헤나들이 있고, 이 곳엔 위삘과 꼬르떼를 입은 검은 머리 선한 눈동자의 인디 헤나들이 열심히 하루를 위해 생계를 펴고 있다는 것. 건물의 양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인디헤나들의 스타일이 조금 다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콜로니얼 도시들의 첫인상은 비슷비슷한 것 같다.


우리는 미크로부스가 께찰테낭고 입구에 닿는 순간 까지도 이 마을을 단순히 경유해 과테말라의 최종 목적지인 고산지대 인디헤나들의 마을과 산 마테오 익스따땅을 향해 바로 갈 것인지, 아니면 한 달 이상을 머무르며 스페인어 공부를 하며 주변 마을도 구경하며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는 우리 여행에 대한 생각들을 나눌 것인지 계획이 서질 않았다. (글을 쓰는 동안 밤이 지났다)






베사메 무쵸, 키스해주세요






그리고 지금도 고민 중이다.


홈 스테이가 제공되는 수업을 통해 이 곳에 머무르는 여행객이 대부분이다 보니 도착한 지 이틀이 된 지금도 여전히 한 달짜리 방을 구하 지 못해  화이트 하우스라는 외국인 할머니 고향 집 같은 호스텔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다.

시골 할머니 집 같은 호텔의 살롱 





방을 보여준다던 과테말라인들은 하나같이 약속을 두 번 세 번 미루고 잠적해버린다. 엘살바도르에 2년 가까이 살며 대부분의 이곳 현지인들의 약속에 대한 개념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갈 곳 없이 떠돌다 보니 괜스레 서운한 마음이 솟구쳐 오른다. 아침부터 종일 방을 구하기 위해 돌아다니는데 이 곳이 해발 2330미터의 고산지역임을 새삼 느껴진다. 걷기도 많이 걸었지만, 오후 일곱 시 반밖에 안 되었고 어제는 거의 열두 시간을 내리 잤건만 어찌나 이리 피곤한지..






이곳 께찰테낭고quezaltenano에서 유명한 것 세 가지가 커피, 초콜릿, 운무라는 것을 한 여행자의 글을 통해 본 적이 있다.  






갑자기 몰려든 구름이 마을을 더 신비롭게 만든다







불만스럽기 짝이 없는 오늘 같은 날에 우연히 하늘을 보았을 때, 저쪽 산골 마을로부터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순식간에 마을 주위를 둘 러 싸버리는 구름의 움직임으로 인해 마음에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라는 말씀을 기억하며 달게 잠을 청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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